[바르셀로나=IT동아 이상우 기자]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현지시간으로 2월 25일부터 2월 28일까지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 2019(이하 MWC 19)가 열린다. 올해로 33회를 맞는 MWC는 세계 이동통신 사업자 협회(GSMA)가 주관하는 최대 규모의 모바일 기술 전시회로, 모바일 기술의 근간을 이루는 이동통신 기술 및 이를 활용하는 인프라, 하드웨어, 소비자용 제품, 융합 서비스 등 모바일 분야의 다양한 신기술과 청사진을 공개하는 자리다. 특히 모바일이라는 주제만으로 열리는 연초 최대 규모 행사인 만큼 관련 시장의 관심 역시 뜨겁다.
이번 전시회에서 인공지능과 로보틱스 역시 중요한 주제 중 하나다. 초고속 통신망을 통해 인공지능 서버와 연결된 기기는 자체적인 처리능력이 없거나 미약하더라도, 연결된 인공지능 서버에 데이터를 전송하고 여기서 처리된 데이터를 받아와 인공지능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 여기에 로보틱스를 접목하면 입력된 작업을 반복적으로 하는 기계가 아니라 스스로 판단하고 명령을 수행하는 인공지능 로봇이 완성된다.
이러한 지능형 로봇은 먼 미래의 일이 아니며, 생산 같은 일부 산업에만 적용되는 것도 아니다. 당장 우리가 자주 방문하는 커피 전문점을 로봇 바리스타가 운영하는 '무인 카페'로 바꾸는 일은 우리가 오늘 당장이라도 체험할 수 있는 기술이다.
KT는 이번 전시회를 통해 달콤커피(dal.komm)와 함께 인공지능을 탑재한 로봇 카페, '비트 2E'를 선보였다. 기존의 비트는 주문한 음료를 만들어주는 기계였으나, 새롭게 등장한 비트 2E는 KT와의 협력을 통해 인공지능 기능을 탑재한 것이 특징이다. 이름에 붙은 2E는 세컨드 에볼루션(2nd Evolution)을 의미한다.
앱을 통해 음료를 주문하면, 로봇이 음료를 만들기 시작한다. 네트워크로 연결돼 있기 때문에 먼 곳에서도 주문할 수 있으며, 음료가 완성되면 알려주기 때문에 로봇 앞에 서서 기다릴 필요도 없다. 주문 시에는 앱 내에서 커피의 산미, 향 세기 등을 선택하는 것도 가능하며, 아메리카노, 라떼, 주스 등 10여가지 메뉴에서 40여가지 베리에이션으로 음료를 주문할 수 있다.
주문 및 결제가 끝나면 자신의 주문 번호와 함께 음료를 받을 때 필요한 비밀번호를 알려주며, 음료가 완성됐다는 알림이 왔을 때 무인 카페로 찾아가 비밀번호를 입력하면 자신의 음료를 받을 수 있다. 만약 음료가 완성됐을 때 20분 이상 찾아가지 않는다면, 1회에 한해 음료를 새로 제작해주기도 한다.
초고속 이동통신을 통해 네트워크에 연결된 무인 카페인 만큼,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한 서비스 역시 갖췄다. 대표적인 것이 음성을 통한 명령이다. 메뉴를 주문하거나 주문 후 얼마나 기다려야 하는지 등을 목소리로 물어보면 이를 인식하고 응답한다.
인공지능을 통해 메뉴를 추천하는 기능도 있다. 주문이 누적되면 커피 향이나 산미 등을 추천할 수 있으며, 날씨에 따라 음료 온도나 종류를 바꿔가며 추천하는 것도 가능하다.
내부에는 두 개의 지능형 CCTV가 설치돼 있다. 하나는 안쪽에 있는 로봇 바리스타를 촬영하면서 작동 모습을 확인하고, 고장 등 문제가 발생하는지 여부를 파악한다. 다른 하나는 바깥쪽을 촬영하며 음료를 받는 손님이나 지나가는 사람을 인식한다. 만약 주문이 없어 작동을 쉬는 상태라면 지나가는 사람에게 인사를 하거나 메시지를 보여주는 등의 동작을 한다. 특히 메시지를 보여줄 때는 할인 같은 프로모션을 보여주는 식으로 활용 가능하다.
이처럼 로봇 바리스타가 운영하는 무인 카페는 어떤 이점이 있을까? 우선 위생이다. 정해진 공간 안에서만 작동하며, 외부와 차단돼 있기 때문에 음료 제작 중 이물질이 들어갈 가능성이 적다. 자판기와 달리 질 좋은 커피를 원하는 취향대로 주문해 마시는 것이 가능하다 . 또한, '진상' 손님을 사람이 마주할 필요도 없으며, 손님의 주문 실수 혹은 직원의 제작 실수 등도 줄일 수 있다. 무엇보다 약간의 공간만 있다면 좁은 곳에도 수준 높은 카페를 만들 수 있고, 별도의 인건비 역시 필요 없기 때문에 공공장소, 학교, 사무실 등에서도 활용 가능하다.
글 / IT동아 이상우(lswo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