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동아 남시현 기자] 프리랜서(Freelancer)는 특정 기업이나 단체에 속하지 않고, 자신의 능력과 기술을 바탕으로 활동하는 1인 사업자를 말한다. 프리랜서는 오래전부터 있었으나, 통신 및 인터넷 기술이 발전하면서 프리랜서 시장도 크게 성장했다. 업무 소통과 작업물 공유는 이메일과 클라우드로 진행하면 되고, 복잡한 세금 계산 및 회계도 충분히 개인 단위에서 처리할 수 있다. 결정적으로 본인의 창작물을 인터넷에 올려 실력을 입증할 기회도 과거보다 훨씬 많아졌다.
그래서 미술, 사진, 일러스트레이트 분야 종사자는 항상 프리랜서로 근무하는 것을 꿈꾼다. 분야 특성상 1인 사업을 충분히 시도해볼 만 하고, 개인에게 프로젝트를 의뢰하는 것도 활발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개인 단위라고 해도 사업은 사업. 본인이 활약하는 분야만큼은 남들과 차별화된 실력이 있어야 하고, 업무를 수주하는 사회적 능력도 갖춰야 한다. 프리랜서는 항상 경쟁하고, 빠르게 시장에 적응해야한다. 본인의 능력 여하가 프리랜서로 살아남을 수 있을지를 결정한다.
프리랜서를 꿈꾸거나, 첫발을 내디딘 사람이라면, 업계에서 성공한 작가의 조언이 큰 도움이 된다. 이같은 신규 창업자를 위해 경기콘텐츠진흥원이 직접 창업 전문가를 초청해 직접 경험한 사례를 공유하고, 스타트업 성장을 위한 노하우를 전하는 강연, 테크(TEC) 콘서트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 2년간 총 24회 진행된 테크 콘서트는, 현재 세 번째 시즌이 시작됐으며 오는 11월까지 지역별로 강연이 개최될 예정이다.
의정부에 위치한 북부경기문화창조허브는 앞으로도 디자인과 관련된 강연이 진행될 예정이며, 고양시는 뉴미디어 및 모바일, 광교는 가상/증강현실, 시흥은 사물인터넷, 부천은 하드웨어를 주제로 강연이 개최될 예정이다.
8월 10일, 경기콘텐츠진흥원 북부경기문화창조허브에서는 프리랜서 일러스트레이터로 잘 알려진 작가 '방구석'이 '프리랜서 일러스트레이터로 살아남는 법'에 대한 강연을 진행했다. 인기 작가가 진행하는 강연인 만큼, 약 100여 명 이상의 신인 작가와 대학생, 프리랜서 등이 참석한 가운데 강연이 시작됐다. 다만 작가의 요청에 따라 캐릭터 가면을 쓴 채로 강연을 진행했다.
방구석 작가는 "프리랜서 작가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창작 자료를 배포할 플랫폼, 그리고 업로드 할 콘텐츠가 가장 중요하다."라며 말문을 텄다. "플랫폼은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 유튜브 같은 배포처를 의미하는데, 본인이 창작한 콘텐츠가 무엇인지 보여줄 수 있는 창구로의 역할을 한다. 단순히 업로드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각 플랫폼의 특성을 잘 이해하고 파악해야 시작이 좋다"고 언급했다.
또 "본인의 차별성을 강조할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어야 한다."와 함께 "프리랜서는 본인이 활동할 분야를 정하고, 자신만의 이야기를 특정 대상에게 집중하기 위한 카테고리를 설정해야한다. 또 어떤 일로 계획한대로 흘러가지 않지만, 하고싶은 일을 하다 보면 자연스레 운이 따를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후 본인이 회사 생활을 정리하고, 프리랜서로 전업하게 이유와 과정을 소개하며 강연을 이끌어나갔다.
방구석 작가는 그림을 배운 적 없는 전자과 출신 공대생이다. 하지만 학과 대로 취업하는 현실 대신, 즐겁게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나선 게 첫 발이라고 했다. 그는 그림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일을 하고 싶었고, 콘텐츠 제작과 플랫폼을 운영하는 기업 '피키캐스트(Pikicast)'로 커리어를 시작했다. 그가 입사할 당시 피키캐스트의 방문자 수는 하루 약 100만 명, 월평균 4억 조회수를 기록하는 국내 최대 플랫폼 중 하나였고, 작가는 피키캐스트에 소속돼 직접 콘텐츠를 제작하고 업로드했다.
콘텐츠 제작으로 가치를 창출하게 된 그는, 서서히 자신만의 콘텐츠 분야를 창조하기 시작했다. 회차 별로 약 10~20만 회의 조회수가 발생하는 피키캐스트 플랫폼의 특성, 그리고 쉽고 간결한 그림으로 정보를 전달하는 방구석 고유의 특성이 두각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작가만이 지닌 특성 덕분에 정책을 쉽게 홍보하길 원하는 여러 국가 기관이 그에게 지속해서 작업을 의뢰했다.
하지만 회사에 소속돼서 일하면 작가의 역량으로 수주하더라도 모두 기업 수익이 된다. 이것이 그가 프리랜서로 전향한 계기였다. 회사 자산인 피키캐스트 플랫폼 대신, 개인적인 공간이면서도 전파력이 좋은 인스타그램에 본인의 콘텐츠를 업로드하며 물밑 작업을 시작했다. 그는 본인이 겪은 사건, 공감하기 쉬운 일이나 일기, 영화의 재미 같은 사소하고 작은 일들을 일러스트로 만들어 업로드했는데,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얻으며 성장하기 시작했다.
방구석 작가는 이 과정을 '나의 브랜딩화' 라고 표현했다. 플랫폼을 통해 본인의 역량과 저변을 넓히고, 이렇게 전파된 결과물이 곧 수익 활동으로 되돌아오는 선순환 과정이라는 것이다. 이 과정을 통해 1만 명이던 팔로워가 1년 만에 5만 명을 돌파하고, 도달자 수도 114만 명을 넘어섰다. 최근에는 디즈니와 넷플릭스, SM엔터테인먼트 등이 먼저 접촉을 시도해 작업을 진행 중이다. 본인의 작업물로 포트폴리오로 모든 쌓는 과정이 곧 영업이자 수주라고 볼 수 있다.
또 프리랜서는 고정 수입이 없으므로, 다양한 수익화 모델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플랫폼으로 접수된 협업은 일회성인 만큼, 본인 역시 독립 출판과 일러스트 페어, 쇼핑몰 등을 운영해 수익을 다각화한다는 것. 수익 다각화에 소홀하면 장기적으로 사업을 유지하기 어려우니, 안정성을 위해서라도 필수다. 처음부터 프리랜서로 활동하기 보다는, 최소 1~2년 정도는 콘텐츠 기업을 다니며 흐름을 파악해야 하는 점도 강조했다. 회사에서 배울 점이 곧 프리랜서의 기본 소양이기 때문이다.
말미가 되자, 서론에서 언급한 내용을 다시 정리했다. "충분한 작업 역량과 적절한 카테고리를 갖췄어도, 남들과 차별화될 수 있는 본인만의 이야기를 풀어갈 능력이 있어야 한다."며 "이 점이 남들과 당신과의 차이를 만든다. 전파력이 우수한 플랫폼까지 갖춘다면 남들보다 10배의 수익을 올리는 프리랜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 모든 과정에는 정답이 없으니 좋아하는 것을 찾고 노력하면 분명 원하는 바를 이룰 것"이라고 조언하며 강연을 마무리했다.
8월 10일 진행된 두 번째 테크콘서트가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참여자 모두 방구석 작가의 소중한 조언을 노트에 필기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다음 8월 테크콘서트는 8월 14일 수원 광교 경기문화창조 허브에서 진행될 예정이며, 여러 유명 걸그룹의 안무를 책임지고 있는 야마앤핫칙스 단장인 배윤정 안무가가 '배윤정, 그녀의 끝없는 도전'을 주제로 강연을 진행한다. 행사 관람 신청은 온오프믹스(ONOFFMIX)를 통해 할 수 있다.
글 / IT동아 남시현 (sh@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