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동아 강형석 기자] 새로운 도전 혹은 자신이 품은 아이디어를 실현하기 위해 창업을 준비하는 청년들이 많다. 하지만 아무런 준비 없이 열정 하나만 품고 창업 전선에 뛰어들어 낭패를 보는 청년 또한 적지 않은 것이 사실. 그렇다면 창업을 준비하며 겪을 수많은 난관을 어떻게 헤쳐나가야 할까? 테크(TEC) 콘서트 연사로 나선 스타트업 크리에이터 태용의 노하우가 고양 경기문화창조허브에서 공개됐다.
경기콘텐츠진흥원이 진행 중인 테크(TEC) 콘서트는 창업 전문가를 초청, 직접 경험한 경험을 공유하는 것과 동시에 스타트업 성장을 위한 노하우를 전하는 강연 프로그램이다. 이미 지난 2년간 총 24회에 달하는 강연이 진행됐고, 약 1,520여 명의 청중이 호흡을 함께했다. 올해는 지난 7월부터 세 번째 시즌을 시작, 11월까지 지역에 따라 강연을 이어간다.
강연은 단순히 창업이나 기술 노하우를 공유하는 자리가 아닌 지역별 특색과 대상을 충분히 고려해 운영된다. 이에 고양(뉴미디어 및 모바일), 광교(가상/증강현실), 시흥(사물인터넷), 부천(하드웨어), 의정부(디자인)에서 각 성격에 맞는 강연이 열린다.
8월 6일, 고양 경기문화창조허브에서는 스타트업 크리에이터로 활동 중인 태용이 '청년 창업과 스타트업 크리에이터를 하며 배운 것들'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다. 그는 특유의 입담과 경험에서 우러나온 솔직한 조언으로 청중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자신의 창업 이야기로 강연을 시작한 태용은 "군대에서 상병이 되었을 때 스티브 잡스가 세상을 떠났어요. 이후 그의 자서전을 봤는데,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라고 말했다. 창업을 결심하게 된 이유는 서적 내용에 있었다. 과거 애플 매킨토시 컴퓨터가 예술적 가치를 인정 받아 박물관에 전시됐다는 문구가 그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
물론, 애플 컴퓨터는 모두 스티브 잡스가 디자인한 것은 아니다. 그는 애플1과 애플2 이후, 공모를 통해 독일의 디자이너인 하르트무트 에슬링거(Hartmut Esslinger)와 함께 애플2c, 매킨토시 SE 등을 빚어냈다. 이후에도 여러 디자이너와 손잡고 예술에 가까운 애플 컴퓨터들을 선보여왔다.
평소 예술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던 태용은 "제 입장에서 보면 충격적이었어요. 그리고 기업가가 예술적 삶을 살 수 있는 방법 중 하나가 아닐까라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라고 말했다. 전역 이후, 학업에 복귀한 태용은 창업 동아리를 찾았고, 뜻이 맞는 이와 힘을 합쳐 첫 사업을 시작했한다. 이름은 아트쉐어로 당시 마케팅 총괄(CMO)이었던 그는 예술과 디자인을 공모한 뒤, 상품을 제작하고 이를 통해 수익을 사측과 예술가와 나누는 구조를 제안했다. 하지만 6개월간 수익을 창출하지 못했다고 그는 이야기한다.
이상과 현실은 많은 차이가 있다. 예상은 잘 될 것 같지만 실제로는 내외부에 많은 변수들이 존재한다. 태용 역시 이런 부분을 간과했고 결국 팀원들과 뜻이 맞지 않았다고. 그는 여기에서 임무나 창업의 본질 자체가 흔들린다면 뛰어난 인재가 떠날 수 있다는 점을 깨달았다고 전했다.
그 다음 준비했던 창업도 좋은 결과로 이어지지 않았다고 말한다. '나도 할 수 있겠다'는 자만심이 원인이었다. 두 번째 창업은 자신이 관심을 가졌던 디자인을 가구에 접목한 것이었다. 물류가 동반되는 부분인데 태용은 단순히 공간만 있으면 되는 줄 알고 접근한 것이 화근이었다. 결국 잘 준비했던 계획이 예상하지 못한 상황이 생기면서 흐트러지게 된 것이다.
이렇게 쓴 맛을 본 태용이 크리에이터가 된 이유는 의외였다. 그는 학기가 끝날 때 즈음, 350만 원을 손에 쥐고 실리콘밸리로 날아갔다. 창업에 대한 사례를 배우기 위해서인데, 처음에는 만나주는 이가 없었단다.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기업을 운영하는 사업가 입장에서 보면 해외에서 온 정체 불명의 청년을 만나줄 이유가 없었다.
때문에 그는 '콘텐츠 제작을 이유로 제시하면 만나주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됐고, 이는 실제로 성공했다. 이렇게 콘텐츠가 하나 둘 쌓이면서 지금까지 온 것이다.
태용은 창업을 준비하고 있거나 이미 진행 중인 초보 창업가들에게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몇 가지 주의점을 언급했는데, 정리하면 이렇다. ▲ 성공한 기업의 현재가 아니라 과거를 보라(실리콘 밸리 뽕에서 벗어나라) ▲ 명확한 관계를 정립해라 (지분 나누기는 가급적 하지 마라) ▲ 창업 업종에 따라 성장 곡선이 다름을 명심해라 ▲ 오래 버티는 것이 중요한 사업이 있음을 인지하라 ▲ 사업 검증을 철저히 진행하라(낙관적으로 사업하지 말라) 등이다.
모두 당연하지만 실제로 지켜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은 것들이다. 때문에 그는 우물 안 개구리처럼 한 곳에 있는 것보다 여러 현장을 체험하며 많은 경험을 쌓을 것을 주문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스타트업은 성공해서 칭찬 받는 일이 아닙니다. 칭찬을 받는 순간은 1%도 채 안 되거든요. 그저 묵묵히 자신이 믿는 가치를 추구하세요. 망해도 경험과 지식은 남습니다"라며 과감히 도전하되 철저히 스스로를 되돌아보며 실패를 최소화하라며 강연을 마무리했다.
이렇게 8월 첫 테크 콘서트가 마무리 되었다. 하지만 이것이 끝은 아니다. 아직 많은 강연이 준비되어 있다. 행사는 오는 11월가지 고양·광교·시흥·부천·의정부 등 경기도 각지를 돌며 월 5회씩 총 25회 개최될 예정이기 때문. 다음 행사는 8월 10일, 경기도 의정부의 북부 경기문화창조허브에서 열리며, 프리랜서 일러스트레이터로 잘 알려진 작가 방구석이 '일상에, 특별한 이야기'라는 주제로 강연할 예정이다. 행사 관람 신청은 온오프믹스(ONOFFMIX)를 통해 할 수 있다.
글 / IT동아 강형석 (redbk@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