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 = IT동아 강형석 기자] 유럽 시장 공략을 위해 전 세계 기술 및 가전 기업이 베를린에 모였다. 2019년 9월 6일부터 11일까지 6일간 개최되는 '베를린 국제가전박람회(Internationale Funkausstellung – IFA)는 뜨거운 경쟁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행사다. IFA는 연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되는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최대 규모 박람회 중 하나다. CES가 상반기 혹은 한 해를 이끌 기술을 알리는 자리라면 IFA에서는 하반기를 주도하거나 상반기에 제안되었던 기술이 실현되는 것을 보는 자리다.
또한, 최대 소비자 시장 중 하나로 손꼽히는 유럽 중심에서 개최되는 행사이기 때문에 많은 기업이 참여하고 있다. 지난해에 이어 우리나라에서도 삼성전자와 LG전자, KT 등 대기업 외에도 기관과 스타트업 등이 IFA에 참가, 유럽 시장 문을 두드린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가전과 IT 등 주요 분야에서의 핵심 관심사는 '초고화질·인공지능·스마트 가전·클라우드·게이밍' 등이다. 이를 더 고도화하거나 타 기술과 융합해 제품 영역을 확장시키는 형태의 제품들이 다수 등장한 모습을 보였다. 다양한 기능을 빠르고 쾌적하게 즐기는데 기업들이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이야기다. 때문에 기본기는 물론이고 설계와 조작 체계(인터페이스)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된다.
TV 시장은 여전히 고해상도에 집중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8K 라인업을 일제히 전면에 내세우며 치열한 경쟁을 예고했다. 남은 것은 선택의 차이. QLED가 주력인 삼성전자와 OLED가 주력인 LG전자의 치열한 눈치 싸움이 IFA 2019의 볼거리 중 하나다. 하지만 볼거리 측면에서는 화면이 위아래로 움직이는 롤러블 TV와 자유자재로 휘는 특성을 활용한 입구로 시선을 사로잡은 LG전자가 우위였다.
스마트폰 부문은 삼성전자에 시선이 고정되고 있다. 진통 끝에 출시가 이뤄진 갤럭시 폴드(Galaxy Fold)가 IFA 전시장에 모습을 드러냈기 때문. 여기에 LG는 기존 V50 씽큐(ThinQ)의 뒤를 이은 'V50S 씽큐(해외명 G8X 씽큐)'를 공개하며 시선 돌리기에 나섰다. 폴더블과 다르지만 두 개의 화면을 볼 수 있는 듀얼스크린을 통해 현실적인 경험의 확장을 제안했다.
스마트폰 카메라 경쟁은 이미 뜨겁다. 2~3개는 기본이고 이제 4개 이상 렌즈를 탑재한 스마트폰들이 대거 모습을 드러냈다. 소니는 엑스페리아(Xperia) 5를 공개했고, 모토롤라 또한 4개의 카메라를 품은 모토롤라원 줌(motorolaone zoom)을 공개했다.
인공지능은 구글 어시스턴트(Google Assistant)와 아마존 알렉사(Amazon Alexa)가 치열하게 세를 넓혀가는 중이다. 다수의 기기들이 두 인공지능 기술을 탑재한 제품을 선보인 상태다. 일부는 애플 홈을 탑재한 제품을 내놓기도 했다.
유럽시장 내에서 빠르게 확산 중인 게이밍 시장도 주목할 부분이다. 기존에도 PC 제조사를 중심으로 게이밍 라인업을 공개했지만 올해는 이를 더 키운 듯한 인상을 준다. 무엇보다 IFA 2019에는 클라우드 게이밍에 대한 관심을 드러냈다. 레노버는 이레이저(erazer)를 통해 클라우드 PC 게이밍 솔루션을 공개했고, 델과 에이수스, 에이서 등 PC 제조사도 게이밍 PC 라인업을 확대하면서 경쟁에 나섰다. 주변기기에 대한 관심도 크다. 게이밍 모니터와 헤드셋, 키보드 등이 대표적이다.
최근 2~3년 사이, 큰 변화는 없어도 올해 하반기와 향후 기술 및 제품의 발전 방향을 엿볼 수 있는 IFA 2019에 전 세계의 시선이 독일을 향하고 있다.
글 / IT동아 강형석 (redbk@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