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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시와 함께 낙동강 오리알 신세?' 스틸시리즈 에이펙스 프로 게이밍 키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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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동아 강형석 기자]

"키보드 내구성에 대한 부분은 내부에서도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 때문에 에이펙스 프로를 3년간 개발하면서 이 부분을 강화하는데 초점을 뒀다. 또한 우리 제품은 2년 보증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우리 제품을 유통하고 있는 이도컴퍼니를 통해 안심하고 스틸시리즈 제품을 사용할 수 있다."

백상현 스틸시리즈 한국지사장은 자사 키보드 제품에 대한 우려에 대해 이 같이 언급하며 국내 시장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이 외에 프리미엄 헤드폰을 중심으로 브랜드 인지도를 높여 시장 영향력을 넓히겠다는 계획을 언급하기도 했다. 2000년대 초중반, 다양한 게이밍 주변기기로 한 때 로지텍과 레이저 등과 어깨를 나란히 했으나, 경쟁력 저하로 인해 국내 인지도가 다소 낮은 상황. 새로 공개한 신제품은 낮은 인지도를 높일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을까?

백상현 스틸시리즈 한국지사장.

2019년 9월 24일, 스틸시리즈는 ADM 갤러리에서 행사를 열고 자사의 새 게이밍 기계식 키보드 '에이펙스 프로(Apex Pro)' 제품군을 공개했다. 오래 전부터 기계식 키보드를 전 세계 시장에 선보여왔던 스틸시리즈가 오랜 시간 준비해 선보인 이 제품은 기계식 특유의 정밀한 완성도를 갖춘 점이 특징. 특히 소프트웨어 지원을 강화하면서 사용자 편의성을 더했다.

색상부터 민감도까지 모두 조절 가능한 게이밍 키보드

에이펙스 프로의 특징은 조절 가능한 스위치에 있다. 사용자가 키보드의 키를 눌렀을 때 입력을 인식하는 키 높이를 사용자에 맞춰 설정 가능한 구조다. 게임이나 타 소프트웨어에 맞춰 사용 가능하도록 민감도를 자동 변경할 수 있는 기능도 제공한다. 스틸시리즈는 이를 '옴니포인트(OmniPoint)' 조절식 작동 스위치(Adjustable Actuation Switches)'라 부른다.

자체 개발한 스위치는 게이머들이 선호하는 입력 지점을 선택할 수 있다. 스위치 안에는 자성을 띄는 센서를 넣어 입력 위치에 반응한다. 민감도는 자체 소프트웨어를 통해 설정 가능한데, 총 10단계 조절을 지원한다. 이를 통해 민감한 게이머들이 선호하는 입력 지점인 0.4mm에서 보통 게이머들이 선호하는 입력 지점인 3.6mm까지 다양하게 조절 가능하다.

스틸시리즈 에이펙스 프로 게이밍 키보드.

하지만 실제 조절해 만져보니 이는 단순 민감도에 대한 설정일 뿐이고, 키 압력이 높아지거나 하는 감각적 요소는 없다. 흔히 키보드 축(스위치)에 따라 입력 민감도에 따른 차이가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 키보드는 축에 따른 민감도에 영향을 받지 않도록 설계되어 있는 것이다.

제품은 적축과 청축 두 가지고 나뉜다. 둘 다 기계식 키보드 축의 종류로 적축은 부드러움이 강조된 형태이며, 청축은 경쾌함이 장점으로 꼽힌다. 키압은 청축보다 적축이 조금 더 낮기 때문에 장시간 사용이 많다면 적축을 선택하는 쪽을 권장한다. 하지만 이 키보드는 기본적으로 민감도 설정을 지원하므로 키압이 무의미할 수 있다. 축은 단순히 감촉에 따른 요소만 남아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이야기.

추가 USB 단자로 여러 확장 장치 연결을 지원한다.

키보드는 숫자 버튼까지 모두 포함하는 풀사이즈 형태다. 우측 숫자 버튼이 없다면 '텐키리스(10Keyless)'라 부른다. 숫자 버튼 활용이 잦은 사용자 입장에서 보면 유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 외에도 상단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정보창, 추가 USB 연결단자 등을 제공한다. 편의성에 상당한 노력을 기울인 것을 알 수 있다.

다양한 개인 설정 지원이 에이펙스 프로의 특징이다.

OLED 정보창은 이미지를 넣거나 글자를 입력하는 등 사용자 설정을 지원한다. 가로 128 화소, 세로 40 화소로 크지는 않지만 간단한 정보 확인에 용이하다. 정지 및 움직이는 이미지 등을 삽입할 수 있으며, 게임이나 메신저 등 소프트웨어에 따라 별도 출력도 가능하다. 대신 흑백 출력만 가능하다는 점은 아쉬움으로 지적된다.

현재 OLED 정보창은 디스코드, 스포티파이 등 소프트웨어와 도타2, 마인크래프트, 카운터스트라이크 등 일부 게임에 대응한다. 스틸시리즈는 꾸준한 개발사 협력을 통해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지원하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인기 게임 및 소프트웨어에 대한 지원이 늦다면 소비자들의 원성을 사지 않을까 우려된다.

키보드가 주인공인데... 헤드셋을 띄운다고?

행사는 다소 차분히 진행되는 듯 하다가 중간에 문제가 드러났다. 키보드 소프트웨어를 시연하는 중, 기기를 인식하지 못해 약 5분 여 가량 행사가 원활히 진행되지 못했다. 자연스레 시선이 분산됐고, 집중력이 조금 떨어질 수 밖에 없었다. 여느 행사에서 볼 법한 문제였지만 한편으로는 키보드의 완성도를 의심하게 만드는 부분이었다. 이런 소소한 부분들이 스틸시리즈의 인지도를 깎는 원인이었음을 인지할 필요가 있다.

소프트웨어가 키보드 인식을 못해 시연이 매끄럽게 진행되지 못했다.

키보드에 큰 관심이 없어 보이는 분위기도 우려를 낳게 한다. 백상현 스틸시리즈 한국지사장은 인지도 개선을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일 것인지 묻는 기자의 질의에 "인지도가 과거에 비해 많이 하락한 것은 사실"이라면서 "이미지 제고를 위한 방법을 찾고 있다. 전략이라고 한다면 일단 스틸시리즈가 게이머들을 위한 헤드셋으로 시작했기 때문에 프리미엄 전략으로 '게이머들이 즐겨찾는 브랜드', '승리와 영광을 부르는 브랜드'라는 키워드를 가지고 접근하고 있다. 카테고리로 본다면 마우스 패드가 판매율이 높다. 하지만 헤드셋과 오디오 위주로 다시 한 번 시장에 진입하면서 점유율을 늘려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그의 언급을 보면 키보드는 뒷전이고 헤드셋을 중심으로 시장을 재편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될 수 있어 보인다. 게이밍 키보드에 기계식을 빠르게 도입한 브랜드 중 하나라는 자부심을 스스로 내던지지 않기를 바란다.

글 / IT동아 강형석 (redbk@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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