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동아 이상우 기자] 어도비가 디지털 마케팅 동향과 전망을 담은 '2020 디지털 트렌드' 보고서를 발표했다. 어도비는 지난 10여년간 총 7만 5,000여 명의 마케터를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진행해왔으며, 이번 보고서에는 마케팅, 광고, e커머스, 크리에이티브, IT전문가 등 1만 3,000여 명이 설문에 참여했다.
한국 어도비 최기영 대표는 "많은 기업이 제품이나 가격 경쟁력 보다는 소비자 경험을 중시하는 동향이 나타나고 있다. 오늘 발표하는 보고서는 이러한 변화를 소개하는 것으로, 클라우드와 인공지능이 소비자 경험 관리(CXM)에 어떤 영향을 줄 수 있을지 공유한다"고 말했다.
이번 보고서에서 언급한 주요 키워드는 크게 다섯가지로, 먼저 디지털 불평등이다. 디지털 불평등이란 소비자 경험에 대해 초기부터 투자해온 선도 기업이 일반 기업과 비교해 목표 달성의 격차가 더 크게 나타나는 현상을 말한다. 소비자 경험 선도 기업은 비즈니스 실현을 위해 데이터를 효과적으로 관리하고, 기업의 기술적/문화적 장벽을 제거하는 등의 준비를 마친 만큼, 새로운 변화를 빠르게 수용한다. 이러한 이유에서 후발주자와 비교해 소비자 경험에서 앞서갈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다음으로 기업 문화 혁신이다. 오늘날 많은 기업이 새로운 변화에 대응하려 하지만, 기업 내 커뮤니케이션 및 협업을 저해하는 업무 처리 방식과 조직 구조 때문에 디지털 혁신을 이루기 어렵다. 반면 CX(소비자 경험) 선도 기업은 직원 각자의 업무 특성에 맞춰 조직을 빠르게 개편하고, 현업(마케터)과 IT(데이터 과학자)의 긴밀한 협업을 통해 소비자를 분석하고 소비자 중심의 마케팅을 진행할 수 있다.
소비자 행동에 맥락을 부여하는 것 역시 중요하다. 소비자가 자사의 브랜드 내에서 어떤 위치에 있는지, 즉 마케팅 퍼널에서 어떤 단계에 있는지 파악해 알맞은 콘텐츠를 제공하고, 전환율을 높여야 한다. 가령 브랜드를 처음 접하는 사용자에게는 유명인을 통한 광고를 노출하고, 충성도가 높은 사용자에게는 신제품 할인 정보 등을 제공하는 식이다. 이러한 소비자의 여정을 파악하고, 개인화 마케팅을 집행하는 것은 매출 성장을 가속화하고 이탈율을 낮추는 차별화 요소가 될 수 있다.
개인정보 보호는 오늘날 빼놓을 수 없는 키워드다. 기업은 사용자의 개인정보를 어떻게 관리할지 정의해야 하며, 특히 국가나 지역마다 다른 개인정보보호제도에 맞춰 정책을 수립해야 할 필요가 있다.
디지털 마케팅에서 인공지능은 새로운 가치를 창출한다. 머신러닝과 딥러닝을 통해 사용자 데이터를 빠르게 분석하고, 여기서 얻은 인사이트를 마케팅 전반에 활용할 수 있다. 어도비에 따르면 이번 보고서에서 아태지역 응답자 중 57%가 소비자 경험을 위한 기술에 투자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이는 북미나 유럽 지역과 비교해 높은 수치인데, 이미 선진 시장의 경우 인공지능에 미리 투자를 마친 만큼 상대적으로 AI 성숙도가 높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투자를 시작하는 비율이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어도비 스콧 릭비(Scott Rigby) 아태지역 디지털혁신 총괄은 "지난 10여년간 일어난 변화 중 가장 큰 것은 기술의 진화라고 생각한다. 과거 마케팅은 자사의 웹 사이트나 소셜 채널 하나만을 관리하는 수준이었다면, 이제는 다양한 형태의 채널과 디지털 기기를 통해 소비자에게 연결된 경험을 제공하고, 이것이 진화해 몰입형 기술로 발전하고 있다. 디지털 마케터는 이처럼 다양한 사용 환경과 채널의 특징을 이해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기업이 데이터를 어떻게 활용하는지에 대해 정부가 관심을 가지며 GDPR 등의 제도가 등장하기도 하며, AI 윤리에 관한 논의도 시작되면서 기업 부담이 커지고 있다. 어도비는 익스피리언스 플랫폼을 통해 기업이 마주한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글 / IT동아 이상우(lswo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