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엔 게임을 하기 위해 노트북을 산다는 사람이 있으면 말리곤 했다. 노트북은 같은 값의 데스크탑에 비해 게임 구동 능력이 턱없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노트북 시장이 데스크탑을 앞지른 지 한참 되었고, GPU(그래픽카드의 핵심 칩)제조사들 역시 다양한 노트북용 GPU를 내놓고 있는 만큼, 게이밍 노트북의 수요는 한층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게임용 그래픽카드로 유명한 '지포스(Geforce)' 시리즈의 개발사인 엔비디아 역시 노트북용 GPU를 꾸준히 내놓고 있다. 특히 오늘(13일)본격 출시된 '지포스 800M'은 새로운 '맥스웰' 아키텍처(설계기반기술)를 도입해 게임 구동능력뿐 아니라 전력효율도 향상시켜 배터리 환경에서도 원활한 게임 플레이를 돕는 것이 특징이다. 출시에 앞서 엔비디아코리아는 지난 4일 기자 간담회를 열고 지포스 800M을 소개하는 자리를 가진 바 있다.
제품을 소개한 엔비디아 관계자는 최근 스마트 기기 시장의 성장으로 인해 상대적으로 노트북 시장이 줄어드는 추세이지만 오히려 게이밍 노트북의 수요는 늘어났다고 밝혔다. 특히, 풀HD급의 고품질 그래픽을 품은 대작 게임을 노트북으로 즐기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어 노트북용 GPU 역시 이에 대응할 필요가 있었다며 지포스 800M 시리즈의 출시 배경을 설명했다.
고성능 슬림 노트북 구현 가능한 지포스 GTX 800M
새로 발표된 지포스 800M 시리즈 중 고성능 제품군은 지포스 GTX 880M과 지포스 GTX 870M, 그리고 지포스 GTX 860M과 지포스 GTX 850M을 비롯한 GTX 시리즈다. 엔비디아에서 밝힌 바에 따르면 GTX 800M 시리즈는 기존 제품(700M 시리즈)에 비해 15~60%의 게임 성능 향상을 기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엔비디아의 자체 테스트 결과, 어쌔신크리드4, 배트맨 아캄오리진, 콜오브듀티 고스트 등의 대작 게임을 풀HD급 해상로 구동, GTX 880M과 GTX 870M은 '최고(Ultra)', GTX 860M과 GTX 850M에서는 '높음(High)' 그래픽 품질로 원활히 할 수 있었다고 한다.
또한 성능이 향상되었음에도 두께 21mm 수준의 슬림형 노트북에 탑재가 가능해 노트북 제조사들에게 한층 다양한 선택권을 제공한다는 점도 엔비디아는 언급했다.
배터리 부스트 기능으로 2배 더 오래 게임 플레이 가능
성능 향상 외에 전력 효율이 크게 향상된 것도 지포스 800M 시리즈의 장점이라고 엔비디아는 밝혔다. 지포스 GTX 800M에 탑재된 '배터리 부스트(Battery Boost)' 기능이 그 핵심으로, 이를 이용하면 배터리를 이용해 게임을 할 수 있는 시간이 최대 2배로 증가한다고 한다. 또한 배터리 부스트 기능은 대부분의 제어가 자동으로 이루어지므로 사용자 편의성도 높다고 강조했다.
배터리 부스트 기능을 활용하면 현재 노트북의 전원 상태 및 성능, 그리고 게임의 종류에 따라 게임의 그래픽 옵션이 자동 조절되어 안정적인 프레임을 유지하면서도 배터리 사용 시간이 늘어난다. 이전에도 게임의 프레임을 일관적으로 제한하여 배터리 사용 시간을 늘리는 기술이 있었으나 배터리 부스트 기능은 이보다 좀 더 적극적이면서도 포괄적인 기능이다.
엔비디아 자체 테스트에 따르면 '보더랜드2' 구동 시, 일반적인 환경에선 1시간 26분 동안, 기존의 프레임 제한 방식에선 1시간 47분 동안 배터리 사용이 가능했으나 배터리 부스트가 적용된 노트북에선 2시간 11분 동안 구동이 가능했다고 밝혔다.
그 외의 지포스 GTX 800M의 주요 기능으로는 현재 플레이 중인 게임 화면을 성능 저하 없이 풀HD 화질로 저장하거나 다른 사람과 실시간으로 실시간으로 공유할 수 있는 '엔비디아 샤도우플레이' 기능, 그리고 PC가 아닌 TV나 실드(엔비디아의 클라우드 게임 콘솔)를 통해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엔비디아 게임스트림' 기능이다. 기존에는 데스크탑용 지포스에서만 쓸 수 있는 기능이었으나 지포스 GTX 800M 출시로 인해 이제는 노트북에서도 구현이 가능해졌다고 한다.
'가성비' 중시한 지포스 800M 시리즈도 함께 출시
고성능을 추구하는 지포스 GTX 800M 외에 가격대성능비를 중시하는 지포스 800M 시리즈도 함께 소개되었다. 지포스 840M과 지포스 830M이 바로 그것으로, 이는 인텔 HD 4400 및 아이리스 프로와 같은 CPU 내장형 그래픽의 대항 제품으로 개발되었다. 엔비디아의 설명에 따르면 지포스 800M 시리즈는 인텔 내장 그래픽에 비해 게임 구동능력은 훨씬 우수하면서도 소비 전력은 오히려 적다고 강조했다.
엔비디아는 지포스 GTX 800M 및 지포스 800M GPU를 탑재한 노트북도 함께 소개했다. MSI의 GT70, 델의 에일리언웨어 17, 에이수스의 G750 등이 지포스 GTX 880M을 탑재했으며 레이저의 블레이드는 지포스 GTX 870M, 그리고 레노버의 Y50과 기가바이트의 P34가 지포스 GTX 860M을 탑재한 게이밍 노트북으로, 이들 제품은 조만간 한국시장에서도 출시될 예정이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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