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참고기사: [니콘 팝콘 홍콩 출사] 정신 없던 그들과의 여정, 1일차 - http://it.donga.com/19102/
지난 2014년 8월 22일, 니콘이 후원하는 연예인 사진 동호회 ‘팝콘(pop-kon)’과 함께하는 홍콩 출사 둘째 날이 밝았다. 첫째 날 인천공항에서 홍콩 첵랍콕 공항까지, 그리고 바로 이어진 구룡반도 침사추이로의 여정은 전 멤버에게 피곤한 아침을 선사했다(절대 기자만 아침 모임 시간에 지각했다고 이렇게 말하는 것 아니다;;). 아침 9시, 숙소였던 하버그랜트 홍콩 로비로 내려가니 일행이 기다리고 있었다. 지체할 시간이 거의 없는 빡빡한 일정. 가이드 미쉘은 서둘러 일행을 차량으로 인도했다. 오늘의 첫 여정은 빅토리아 피크. 구룡반도를 벗어나 홍콩섬으로 향하는 첫 일정이다.
<숙소에서 빅토리아 피크로 향하다 찍은 홍콩 대중교통 명물, 2층 트램>
홍콩섬의 첫 여정지, 빅토리아 피크
미리 나눠 준 오늘의 일정표를 잠깐 들여다 볼 새도 없이 빅토리아 피크(Victoria Peak)로 올라가는 피크 트램(Peak Tram)입구에 도착했다. 시계를 보니 9시 30분. 약 20분만에 도착한 것. 사실 빅토리아 피크는 홍콩의 기막힌 야경을 한눈에 감상할 수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다만, 워낙 유명한 대표 관광지이다 보니 야경을 구경하려면 꽤 오랜 시간을 할애해야 한다. 차라리 밤이 아닌 아침 시간대를 선택하면 좀더 편안하게 즐길 수 있다. 무엇보다 긴 대기시간 없이 피크 트램을 탈 수 있다. 이건 정말 축복과도 같은 일이다. 참고로 1일차 기사에서 언급한 옥토퍼스 카드가 있다면 티켓을 끊지 않고 바로 입장할 수 있으니 홍콩 여행을 준비 중이라면 꼭 기억하자.
<피크 트램 티켓. 옥토퍼스 카드가 있다면 살 필요가 없다>
<피크 트램 입구에 과거에 운행했던 트램을 전시 중이다>
확실히, 빅토리아 피크가 홍콩의 유명한 관광지는 관광지인가 보다. 아침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트램을 기다리고 있는 관람객들이 상당하다. 한두 번 정도는 기다려야 할 것으로 예상했는데, 가이드가 꼭 그렇지는 않단다. 생각보다 트램에 탈 수 있는 사람이 꽤 많다고. 아래 사진 속 인원 정도는 한번에 다 탈 수 있었다.
아래 피크 트램 입구에서 도착지까지 걸리는 시간은 약 8분 정도. 정말 금방이다. 트램 안에서 앉았다 일어나는 시간보다 타고 내리는 시간이 좀더 길지 않았을까. 그런데, 이 트램이 생각보다 꽤 재밌다. 홍콩에서 제일 높은 언덕을 올라가는 트램이다(해발 28미터에서 해발 396미터 높이로 운행한다). 그만큼 경사가 상당하다. 창문 밖으로 보이는 건물이 약 45도 정도로 기울어져 보일 정도(실제 피크 트램의 각도는 4도에서 27도 정도다).
아, 올라갈 때는 꼭 오른쪽에 앉도록 하자. 짧은 시간이지만, 홍콩섬의 고층 빌딩들을 높은 곳에서 내려다 볼 수 있으니. 당연한 얘기지만, 내려올 때는 반대로 왼편에 앉기를. 하나 더 있다. 트램을 타고 난 뒤 한창 경사를 오르거나 내리고 있을 때, 잠시 일어나 좌석 사이에 서 보자. 독특한 경험을 선사한다. 워낙 높은 경사를 오르다 보니, 좌석과 좌석 사이에 안전하게 서 있을 수 있는 둔턱(?)같은 것을 마련해놨다. 여기에 서 있으면, 경사 때문에 마치 누워 있는 듯한 모습을 연출할 수 있다. 왜 그거 있잖은가. 마이클 잭슨의 유명한 춤 중 마치 누웠다가 일어나는 듯한 그 동작. 여기서는 자연스럽게 그렇게 할 수 있다.
올라갈 때는 트램 맨 끝에, 내려올 때는 트램 맨 앞에 서서 밖의 풍경을 보는 것도 추천한다. 경사에 자연스럽게 트램에서 찍은 사진과 같은 풍경을 만끽할 수 있으니. 서 있으면 발끝으로 전해오는 트램의 진동도 더 잘 느낄 수 있다.
<올라갈 때는 맨 뒤에서 점점 멀어져 가는 트램의 철길을>
<내려올 때는 운전사 너머 홍콩 바다를 바다볼 수 있다>
Tip. 피크 트램은 센트럴 피크 트램 터미너스와 피크 타워를 오가는 열차로 120년의 역사를 지닌 홍콩의 상징이다. 하루 약 1만 명이 넘는 관람객이 피크 트램을 이용 중. 연중 무휴로 아침 7시부터 밤 12시까지 운행한다. 요금은 어른 편도 28홍콩달러, 왕복 40 홍콩달러이며, 어린이(3~11세)는 편도 11 홍콩달러, 왕복 18홍콩달러다.
피크 트램에서 내리면 바로 빅토리아 피크 전망대다. 에스컬레이터나 엘리베이터를 타고 1층을 올라간 뒤 나가면 바로 빅토리아 피크이고, 그대로 계속 올라가면 가장 상층, 스카이 테라스에 위치한 전망대로 연결된다. 만약 연인 또는 아이들과 빅토리아 피크에 내렸다면 잘 단속하도록. 떡 하니 기념품 판매 매장부터 나타난다. 자칫 잘못하면 지갑 속이 텅텅 빌지도. 아, 가격은 생각보다 꽤 저렴하더라. 열쇠고리 1개에 12홍콩달러 정도 수준.
일단 일행과 함께 전망대는 잠시 후에 보기로 하고 빅토리아 피크로 나왔다. 음…. 이런 말하기 좀 그렇지만, 기자 취향은 아닌 곳이었다. 딱히 뭐랄까. 할 일이 없더라. 홍콩에서 가장 높은 언덕이고, 날씨가 좋은 날에는 전망대에 올라가 홍콩섬 전경과 바다 건너 구룡반도 침사추이를 감상할 수 있다지만. 속으로 생각한 것은 ‘그래서 어쩌라고…’에 가까웠다. 사랑하는 연인들이 많다고 이러는 것, 절대 아니다. 진정한 여행은 혼자 다니는 것 아니던가.
빅토리아 피크에서 팝콘 멤버들은 몇몇 연출 사진을 찍었다. 인천공항에서 찍은 사진이 보도자료로 사용되었듯, 아마 이 사진들도 어딘가에서 홍보 자료로 사용되리라. 그런 와중에도 멤버들은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눌렀다. 멤버들이 뭘 찍었는지는 기자도 모른다. 무언가를 찍는 그들을 찍었기에.
빅토리아 피크 전망대로
그런데, 촬영도 촬영이지만 날씨가 너무 덥다. 홍콩의 8월은 정말 덥다. 일행과 함께 빅토리아 파크 전망대 안에 있는 퍼시픽 커피로 피신했다. 퍼시픽 커피로 들어오니, 여긴 또 별세계였다. 시원한 통유리 창밖으로 빅토리아 항구와 바다 건너 침사추이, 홍콩섬의 모습이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이곳에서 커피 한잔과 함께 브런치를 즐겨 보는 것도….
<퍼시픽 커피 안에서 타임랩스로 촬영하던 김수 사진작가>
<이장우씨. 그는 언제나 촬영하는 것쯤 알고 있다는 듯이 포즈를 취한다>
약 1시간쯤 퍼시픽 커피에서 시간을 보낸 뒤, 전망대로 이동했다. 맑은 날 저녁에는 발 디딜 틈 없을 정도로 많은 관람객이 찾는, 홍콩에서 가장 높은 전망대라지만…. 우리가 올라간 시간은 한창 더워질 때였기에 관람객은 많이 없었다. 전망대는 아침 10시부터 저녁 10시까지 연중무휴로 운행하며, 요금은 어른 225홍콩달러, 어린이 155홍콩달러다.
전망대에 들어서면, 헤드폰과 손바닥 만한 크기의 동영상 플레이어를 하나씩 나눠준다. 이 제품은 전망대에서 바라볼 수 있는 홍콩의 높은 빌딩, 주요 관광지, 명소 등을 소개하는 동영상 플레이어로, 자그마치 한글도 지원한다. 전경도 좋고, 서비스도 좋았다. 그래서 우리는 일찍 내려왔다. …계속 말했지만, 정말 더웠단 말이다.
Tip. 홍콩의 총 인구는 750만 명. 서울 못지 않게 인구밀도가 높은 곳이다. 작은 반도와 섬으로 연결된 곳이기에 도로도 상당히 좁다. 그래서 2층 버스, 트램, 택시 등 대중 교통이 많다. 그만큼 자가용을 몰고 다니기 어려운 지역이다. 도로가 좁고 사람도 많을 뿐더러, 주차비가 상당히 비싸기 때문. 1달 주차 비용만 한화로 100만 원 가깝게 나간단다. 심지어 주차장 재테크도 있단다. 1대 주차할 수 있는 주차장 거래가격은 약 1억 원에 달한다고. 재미있는 점은 택시나 자동차의 번호판을 주인이 마음대로 정할 수 있다는 점이다. 예로 성룡의 자동차 번호판은 ‘재키찬 넘버1’이라는 뜻으로 JC1이라고.
센트럴 란콰이퐁 옆에 위치한 딤섬 전문점, 로얄 다이닝
다시 피크 트램을 타고 내려오니 오전 11시. 호텔 조식을 챙겨먹지 못해(아침에 자는 5분의 잠은 밥보다 소중하다)슬슬 배가 고프기 시작했다. 그렇게 떠들던 팝콘 멤버들도 조금씩 말이 줄었다. 전날의 피로와 허기는 개그맨과 배우, 가수들도 조용하게 만들더라. 가이드 미쉘이 점심을 먹으러 이동한다는 말에 멤버들 얼굴에 화색이 돌았다. 그 때 미쉘의 말을 지금도 잊을 수 없다. “진정한 여행은 관광지 구경과 더불어 맛집 들리면서 음식도 먹어봐야지요” 그럼. 맞다. 옳소.
10분 정도 지났을까. 버스를 타고 이동한 곳은 센트럴 란콰이퐁(Lan Kwai Fong. 밤만 되면 젊음의 거리로 돌변하는 그곳)옆에 위치한 딤섬 전문점, 로얄 다이닝(Loyal Dining)이었다. 하가우, 자완탕, 춘권, 장펀, 슈마이, 고우초이가우, 샤오롱바우, 함쏘이꿕, 차슈바우 등 딤섬은 홍콩 요리의 아이콘이다. 홍콩에 오기 전, 딤섬을 꼭 한번 맛보리라 했는데 마침 잘 됐다 싶었다. 어떤 딤섬이 나올까 기대하던 와중, 어딘가에서 끙끙 앓는 소리가 들려왔다. 고개를 돌리니 정종철씨가 매니저 박장군씨 위에 올라타 마사지를 한창 하더라. 갑자기 허리가 나빠졌다고. …지긋이 뒷모습을 보다가 고개를 돌렸다. 자세가… 그게 좀… 그렇더라.
<빨대인줄 숟가락을 입에 물고 포즈를 취하던 정종철씨>
가장 먼저 전복 타르트가 나왔다. 미끌미끌한 전복과 달콤한 타르트가 의외로 잘 어울리더라. 가격은 68홍콩달러. 이어서 돼지고기와 통새우를 넣어 만든 슈마이(38홍콩달러)와 시금치를 이용해 만두피와 속을 채운 시금치 만두(32홍콩달러)가 나왔다. 개인적으로 시금치 만두가 가장 맛있더라. 이어서 단호박으로 속을 채운 (호박 모양이라지만 귤 모양에 가까웠던)단호박딤섬과 마라만두가 나왔다. 마라만두가 조금 독특했다. 약간 매운 수준인데, 많이 먹으면 입이 살짝 마비된단다. 실제 그런 향신료를 사용한다고.
<1시 방향부터 단호박딤섬, 시금치만두, 슈마이, 마라만두>
딤섬을 계속 먹다 보니 한가지 간절해지는 것이 있었다. 바로 김치. 겨우 하루하고 반나절 정도 지났을 뿐인데. 자꾸 김치가 생각나더라. 실제 딤섬이 조금 느끼하기도 했고. 조금씩 몸이 배배 꼬일 무렵, 유태웅씨가 가방에서 뭔가를 꺼냈다. 오. 오오. 종X집 김치! 꺼내놓은 김치는 딤섬보다 빠르게 사라지는. 반찬이 주메뉴보다 먼저 없어지는 신기한 광경이 펼쳐졌다.
이어서 스위스 소스 닭날개 요리가 나왔다. 스위스 소스 닭날개는 사실 스위트(Sweet), 달콤한 소스의 닭날개라는 뜻이란다. 다만, 처음 스위트 소스라는 단어를 들은 홍콩의 요리사가 스위스라고 발음해 그게 이름이 됐다고. 이름대로 달콤한 소스의 닭날개 요리였다.
그리고… 지금도 그 모양이 잊혀지지 않는 비둘기 튀김(?)이 등장했다. 미쉘은 비둘기 요리가 나오기 전에 그 맛에 대해서 장황하게 설명했다. 미니 닭고기와 같다며, 간장소스와 튀긴 것 2가지가 있다고 그렇게 설명했다. 다들 유심히 듣고 있던 와중에 비둘기 요리가 나왔다. 아…. 홍콩은 아무래도 새를 사랑하나 보다. 어쩌 그렇게 원형 그대로 유지하고 나오는지. 죽었지만 살아 생전의 모습을 그대로 숭상하는 정신이 있는 걸까. 난 지금도 이해하지 못하겠다. 내가 왜 음식과 눈싸움을 하며 먹어야 하는지.
<음식명이 필요 있을까? 그냥 모양 자체가 음식명이다>
로얄 다이닝에서 1시 이전에 나가기로 했는데, 팝콘 멤버는 일어날 생각을 하지 않았다. 무슨 일인가 싶어 물어봤더니, 배우 성은씨가 여기서 합류하기로 했는데 차가 막혀 조금 늦어지고 있단다. 정확히 성은씨는 24분 정도 늦었다. 그녀가 합류하고 전체 인원 수는 이제 13명으로 늘었다. 센스 있는 홍콩관광청 유 과장이 성은씨를 위해 우리가 먹었던 딤섬과 동일한 셋트를 전달하기도. 아쉬웠다. 비둘기 요리도 같이 줬어야 하는데.
<작아 보이지만, 위로 3층짜리 건물이다. 12시가 넘어서자 손님으로 가득 찼던 로얄 다이닝>
감옥 체험? 1881 해리티지 ‘구 해양경찰본부’로
성은씨가 합류한 뒤, 버스는 스타페리 센트럴 선착장으로 달렸다. 다음 행선지는 홍콩섬이 아닌 바다 건너 침사추이의 1881 해리티지 ‘구 해양경찰본부’. 1881 해리티지는 1881년에 건설한 건물로 지금은 쇼핑몰과 식당, 호텔 등으로 운영되고 있지만, 과거에 해양경찰본부였던 곳이다. 높은 고층 빌딩 사이에 있는 1881 해리티지는 빅토리아 시대의 유럽풍 양식으로 건설해 주변 경관과 달리 상당히 클래식하다. 만약 MTR을 이용한다면 침사추이역 L6 출구로 나와 도보로 5분이면 도착할 수 있는 곳이다.
<버스에서 내려 센트럴 스타페리 선착장으로. 가장 오른쪽 성은씨가 보인다>
스타페리를 타러 들어가는 선착장 앞에서 팔극권(?)인지 태극권(?)인지 모를 운동을 하는 일행이 보였다. 김홍희 사진작가가 나섰다. 천천히 움직이는데 오, 생각보다 잘 따라 하시더라.
선착장 안으로 들어간 그 짧은 순간에 성은씨가 카메라를 받았다. 팝콘 멤버는 팝콘 멤버더라. 그녀는 카메라를 받자마자 홍콩섬과 구룡반도를 오가는 스타페리를 몇 번 찍더니 그대로 정종철씨에게 달려가 궁금한 점을 묻더라. 그 옆에서는 최은주씨가 니콘 형세찬 대리에게 찍은 사진을 검수(?)받기도.
Tip. 스타페리는 홍콩섬과 구룡반도, 외곽 섬까지 모두 연결하는 홍콩의 오래된 교통 수단이다. 스타페리의 노선은 총 개. 센트럴과 침사추이를 약 10분만에 잇는 노선(팝콘 멤버가 탄 노선)이 밤낮으로 홍콩의 경관을 감상할 수 있어 인기가 많다. 스타페리 터미널 서쪽 부두에는 란타우, 청차우, 라마 섬 등으로 떠나는 페리 터미널이 있다. 요금은 평일과 주말에 따라 다르다. 평일에는 어른 2.5홍콩달러, 어린이 1.5홍콩달러이며, 주말 및 공유일에는 어른 3.4홍콩달러, 어린이 2.1홍콩달러다.
센트럴과 침사추이를 오가는 스타페리에 올라탄 일행은 앞과 뒤로 나뉘었다. 앞쪽은 에어컨이 없고, 뒤쪽은 에어컨이 있다. 앞쪽으로 향한 멤버는 한수린씨와 성은씨. 자연스럽게 따라갔다(기왕이면 아리따운 여자 분들을 찍는 게 좋지 않은가…). 한수린씨는 창문 밖으로 카메라를 내밀며 주변 사진을 찍었다. 마침 바람도 불어와 머리도 날리고. 다만, 기자는 봤다. 한껏 포즈를 취하는 한수린씨 옆의 홍콩 청년 얼굴 표정은 점점 어두워지던 것을. 그는 무슨 죄로 이런 황당한 일을 겪게 된 것일까.
스타페리는 금세 도착했다. 침사추이 선착장에 내린 시간은 2시 정도. 문제는 한낮 날씨가 계속해서 더워졌다는 점이다. 선착장에 내려서 1881 해리티지로 걷던 약 5분 동안 콧잔등이 흥건히 젖을 정도로 땀이 나오더라. 해리티지로 들어가기 전 잠시 들린 곳이 있다. 바로 상하이탕. 상하이탕은 공항에만 4개, 홍콩 시내에 8개의 매장을 운영 중인 상하이탕은 중국 전통디자인을 현대적으로 해석해 누구나 편하게 즐길 수 있는 의류와, 가방, 액세서리 등을 판매하는 고급브랜드 매장이다.
특히, 상하이탕은 야시장에서 취급하는 기념품용 치파오가 아닌 기성복으로 잆어도 손색없는 퀄리티 높은 치파오를 구매할 수 있다. 디자인이나, 색상, 사이즈 등도 원하는 대로 맞춤 주문할 수 있는 것이 장점. 문제는 여기는 쇼핑하는 의류 매장이라는 점이다. 상하이탕에 들어서자마자 남자들은 한 켠에 모이기 시작했다. 여긴 내가 있을 곳이 아니지만, 시원해서 있는다라는 분위기는 남자 무리들. 거기에 기자도 끼어 있었다.
반대로 여자들은 신이 났다. 치파오를 꺼내서 입어 보느라 바빴다. 이건 얼마니, 저건 얼마니 그들만의 세상이다. 뭐… 이쁘긴 하더라. 실내에서 치파오를 입고 사진을 찍던 그녀들은 결국 밖까지 나가 열심히 포즈를 취하기도. 지나다니는 관광객들 사이에서 “창피해”를 연발하던 그녀들이었지만, 김수 사진작가의 렌즈가 향하는 순간만큼은 진지하게 바뀌더라. 연예인은, 연예인이라고 생각했다.
상하이탕을 한번 뒤집어 엎은 다음, 바로 옆에 있는 1881 해리티지로 향했다. 아까 언급했지만, 이곳은 과거 해양경찰본부였던 곳. 실제 감옥으로 사용하던 곳 바로 앞에 바(Bar)가 있고, 그 앞쪽으로는 식당과 애프터눈티를 먹을 수 있는 식당이 있다. 언제 사용했을지 모를 포탑도 있는 상당히 요상한 곳. 감옥 바로 앞에 있는 바는 실제 죄수복도 비치되어 있다. 과거 탕웨이, 성룡 등도 이곳에서 죄수복을 입고 촬영했을 정도로 유명한 곳. 참고로 홍콩이 영국 식민지일 때 이곳의 경찰 대부분은 인도인이었다고 한다.
바에서 음식을 시키니, 카레와 아이스티, 약간의 채소, 오렌지가 식판에 담겨 나왔다. 감옥과 셋트다. 여기서 정종철씨의 포텐이 터졌다. 최은주씨와 한수린씨의 설정샷을 바라보던 정종철씨는 “그렇게 하는 게 아냐”라며 몸소 실천에 나섰다. 그는 숟가락과 포크를 내려놓고 맨손으로 카레를 퍼먹기 시작했다. 같이 포즈를 취하던 최은주씨와 한수린씨도 웃음이 터지고… 지켜보던 팝콘 멤버들도 쓰러지기 시작했다. 나중에는 정종철씨도 황당한지 본인 스스로 웃고 말았다는 후문.
잠시 숙소로 돌아와 홍콩의 밤거리로
한참을 1881 해리티지에서 보낸 팝콘 멤버들은 5시에 바로 옆에 있는 하버시티로 장소를 옮겼다. 여기서 정종철씨는 오전, 오후 동안 가족들과 전화하며 부탁받은 선물을 사기 위해 남고, 다른 멤버들은 잠시 숙소로 돌아가 휴식을 취하기로 정했다. 고된 일정이긴 했다. 아침 일찍 나와 이동-촬영-이동-촬영의 연속인 일정, 덥다 못해 뜨겁던 홍콩의 날씨 등은 사람의 체력을 지속적으로 소모시켰다.
<사람 많은 하버시티 앞에서 이러고 앉아 있던 이장우씨와 김홍희 사진작가>
5시 30분 호텔로 복귀하고 약 1시간 정도 쉰 팝콘 일행은 7시 20분에 홍콩의 야경 중 최고의 백미인 ‘심포니 오브 라이트’를 촬영하기 위해 나섰다. 홍콩에서는 매일 밤 8시, 교향악에 맞춰 빌딩들의 빛과 레이저 등으로 야경 쇼가 열린다. 홍콩섬과 구룡반도 양쪽 하버 사이드에 있는 총 44개의 고층 빌딩에 설치한 서치하리트가 연출에 맞춰 빛을 쏜다. 초반에는 33개의 빌딩을 하나씩 소개하는 것으로 시작하며, 소개할 때마다 레이너나 조명, 네온사인 등으로 답한다. 마지막으로 모든 건물이 일제히 레이저를 발사하는데, 이 심포니 오프 라이트를 봐야 홍콩 야경을 제대로 봤다고 자부할 수 있다.
위 사진 속에 보이는 가운데 빨간 불빛의 유람선은 ‘아쿠아 루나’다. 아쿠아 루나는 침사추이에서 출발해 센트럴 선착장을 거쳐 빅토리아 항구를 항해하는 유람선이다. 여기에 탑승하면 세계 3대 야경 중 하나인 홍콩의 야경을 제대로 감상할 수 있다. 탑승자에게는 무료로 와인(혹은 맥주, 주스 중 선택할 수 있다)도 제공하니 천천히 즐기길. 아, 심포니 오브 라이트를 감상할 수 있는 시간대는 예약이 필수니 잊지 말자.
심포니 오브 라이트를 관람하고 난 뒤 이동한 곳은, 바로 열정의 거리, 젊음의 거리 란콰이퐁이었다. 란콰이퐁은 홍콩 섬의 밤을 책임지는 곳이다. 나이트라이프를 대변하는 곳으로 홍콩섬 최대의 유흥가이자, 레스토랑, 카페들이 형성되어 있다. 이곳은 저녁을 먹거나, 심포니 오프 라이트가 끝난 뒤, 클럽이나 펍을 찾아온 젊은이들과 외국인들이 넘쳐난다. 홍콩에 처음 와봤다면 오가는 사람들을 볼 수 있는 노천 바에 한번 들어가 보시길. 생면부지의 외국인과 말도 안되는 대화를 나누며 웃을 수 있는 곳이다. 아, 흥에 겨워 거리에 담배를 버리거나, 침을 뱉지 마시길. 어디선가 초록색 옷을 입은 관리요원이 뛰어와 5,000홍콩달러라는 거액의 벌금을 받아간다. 조심하자.
니콘 팝콘과 함께한 홍콩 출사 둘째 날은 이렇게 끝났다. 이번 니콘 팝콘 홍콩 출사 일정은 총 3박 4일. 다음 3부 기사에서는 홍콩 속 유럽이라고 하는 디스커버리 베이로 떠난 그들과의 3일차 여정을 소개하겠다.
글 / IT동아 권명관(tornadosn@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