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연속 1위. 소니의 이어폰 및 헤드폰은 국내 오디오 시장에서 큰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소니코리아가 16일 신제품 발표회를 열고 이러한 독주를 이어가게 할 플래그십 신제품을 발표했다. 헤드폰 MDR-Z7, 이어폰 XBA-Z5, 휴대용 헤드폰 앰프 PHA-3가 그것. 이 제품들은 소니가 고품질 음원의 기준으로 제시한 하이레졸루션(High Resolution Audio, HRA)을 제대로 표현하는 데에 그 초점이 맞춰져 있다. 소니는 이외에도 그간 많은 사랑을 받았던 소니 MDR-1R의 뒤를 잇는 MDR-1A, MDR-1ADAC 등도 소개했다. 이 중 MDR-Z7과 MDR-1ADAC에 대해 자세히 살펴본다.
진정한 플래그십, 'MDR-Z7'
Music Deserves Respect. '음악은 최고의 음향 기기로 들어라. 그것이 음악에 대한 예의다.' 이것이 소니 MDR의 브랜드 철학이다. 소니코리아 김홍석 부장은 "작곡가는 음악을 창작할 때 첫 음표, 첫 소절, 첫 음에 대해 고민하며 처음과 싸우고 가수는 그 음악을 클라이맥스로 이끌기 위해 마지막과 싸운다"며, "당신은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즐기면 된다"고 이 철학에 대해 부연 설명했다. 소니가 작곡가 유희열과 가수 아이유를 이번 모델로 발탁한 것과 일맥상통한다.
최근 무손실압축 음원(FLAC)관련 시장이 성장하고 있다. 원음에 가까운 소리를 들으려는 사용자들의 요구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
소니가 고품질 음원의 기준으로 제시한 HRA의 음질은 CD보다 약 6.5배 뛰어나다. 그 용량은 보통 100~200MB로 MP3의 10~20배 수준이다. 아티스트가 의도한 그대로 고품질 음원을 즐기려면 그에 걸맞은 오디오 장비가 필요하다. 소니는 MDR-Z7이 그 역할을 해내리라 자부했다.
헤드폰에 있어 진동판은 진동판은 음질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로 카메라의 이미지센서, 자동차의 엔진에 비유할 수 있다.
MDR-Z7은 세계 최대 수준의 70mm 다이내믹 드라이버 진동판을 채용했다. 일반적인 고급 헤드폰의 진동판은 40mm, 보급형은 20~30mm다. 귀보다 작은 이 같은 진동판들은 소리 표현에서 타원형의 왜곡이 생길 수밖에 없다. 반면, 70mm의 진동판은 귀 전체를 덮는 크기라 소리를 원음 그대로 전달하는 데에 있어 무척 유리하다.
순간적으로 엄청난 진동을 내야 하기 때문에 진동판의 재질은 가벼우면서도 내구성이 좋아야 한다. MDR-Z7 진동판은 알루미늄 코팅 액정 폴리머 소재라 넓은 주파수 영역대를 커버한다. 소니에 따르면, 192kHz/24bit 음원의 주파수 영역대는 0~96,000Hz이며 MDR-Z7의 재생 주파수는 4~100,000Hz이다.
외관은 풀마그네슘 하우징과 천연가죽 헤드밴드로 고급스러움을 더했다. 연결 부분 모두 메탈 소재가 쓰였다. 오랫동안 즐겁게 음악을 들을 수 있도록 3D 바느질 기법을 적용했으며 내향성 축 구조, 비대칭 헤드패드 등을 채용했다. 실제 행사장에서 직접 MDR-Z7을 머리에 써보니 고급형 헤드폰치고 착용했을 때 무게가 부담스럽지 않았고 헤드폰이 자연스럽게 머리를 감싸 편안했다.
세계적인 케이블 제조사 킴버 케이블(KIMBEER KABLE)과 협업해 세 개의 전용 케이블도 내놓았다. 케이블을 통해 음악이 전달될 때 생기는 간섭을 최소화하기 위함이다.
공간감에 비중
양쪽 귀에 붙은 헤드폰이 얼마만큼의 공간감을 나타낼 수 있을까. 소니 사운드개발총괄엔지니어 나게노 코지는 넓은 공간감을 느낄 수 있는 네 가지 중요 포인트에 대해 설명했다.
첫째, 초고음역대의 재생이다. 트라이앵글, 하이엣심벌즈 등 고음을 내는 타악기는 음의 위치가 상당히 정확하다. 이러한 고음을 제대로 재생해주면 악기의 위치가 어디 있는지 알 수 있게 해 공간감이 커진다.
둘째, 극저음의 재생이다. 파이프 오르간 등의 악기가 16Hz 근처의 극저음을 낸다. 극저음은 웅장한 스케일을 표현하며 듣는 사람이 넓은 공간에서 공기의 흐름을 느끼게 해준다.
셋째와 넷째는 큰 소리와 작은 소리다. 심벌즈가 강하게 울리는 소리는 마치 얼굴 앞에서 소리가 울리는 듯한 느낌을 주고, 긴 반향을 가지고 여리게 울리는 소리는 무한히 깊은 공간감을 나타낸다. 이러한 네 가지 소리들이 모두 어우러져 듣는 이로 하여금 풍부한 공간감을 느끼게 하는 것이다.
광고 문구가 'Feel the air'일 만큼 MDR-Z7은 공간감에 큰 비중을 뒀다. 실제 행사장에서 제품을 이용해 음악을 들어보니 헤드폰이 귀 전체를 덮어 음악의 생생한 입체감이 살아났다.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대의 라인업인 MDR-1ADAC와 비교해 들었을 때 그 차이가 분명히 느껴졌다.
MDR-Z7의 가격은 69만 9,000원이다. 11월 중 정식 출시될 예정이다.
MDR-1R의 명성을 계승하는 'MDR-1ADAC'
MDR-1A와 MDR-1ADAC는 소니의 레퍼런스 헤드폰 MDR-1R을 계승하는 제품이다. 이 중 MDR-1ADAC는 그 작동 방식이 일반 헤드폰과 달리 조금 독특하다.
보통 헤드폰은 아날로그 케이블을 이용해 플레이어와 연결한다. 디지털 음원은 플레이어 속 DAC(디지털 신호를 아날로그로 바꿔주는 컨버터)와 AMP(음량 증폭)를 거쳐 아날로그 케이블을 통해 헤드폰으로 전달된다. 이때 플레이어 종류(스마트폰인지, MP3플레이어인지, 무손실음원 재생기인지 등), DAC 및 AMP, 케이블 종류에 따라 같은 음원이라도 그 표현은 달라질 수밖에 없다.
MDR-1ADAC는 이러한 차이점을 없애기 위해 헤드폰 내부에 이 DAC와 AMP를 넣었다. 그리고 헤드폰은 아날로그 케이블이 아니라 디지털 케이블을 통해 플레이어와 USB로 연결한다. 아이폰, 안드로이드스마트폰, MP3플레이어, PC 등 다양한 포맷의 플레이어를 지원하는 케이블을 갖췄다. 이로써 사용자는 어떤 플레이어로 음원을 듣더라도 동일한 수준의 음질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MDR-1ADAC의 가격은 39만 9,000원이다. 소니는 오는 20일부터 네이버뮤직과 제휴해 MDR-A, XB시리즈를 네이버뮤직 이용권과 함께 판매하는 이벤트를 진행한다.
소니코리아 김홍석 부장은 이날 발표한 신제품들이 소니의 국내 시장 점유율을 높여주리라 기대했다. 소니는 2010년 23%부터 2013년 41%까지 국내 시장에서 순탄한 성장을 이어오다 지난해 37%로 점유율이 약간 하락한 바 있다. 아직 1위이긴 하지만 방심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소니가 선보인 새로운 오디오 기기들이 깐깐한 국내 소비자들의 기준을 만족시킬지 앞으로가 기대된다.
글 / IT동아 나진희(najin@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