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D라는 회사에 대한 대중들의 이미지는 사실 10여년 전과 크게 다를 바가 없다. 세계 2위의 CPU 업체, 혹은 라데온이라는 게이밍 그래픽카드의 공급업체, 이 정도다. 하지만 IT시장 전반의 트랜드가 바뀌면서 AMD 역시 변화를 요구 받게 되었다. PC에서 모바일로, 고성능에서 고효율로, 그 외에 클라우드와 같은 새로운 경향 역시 충실하게 지원해야 한다.
이에 대해 계속 질문을 받던 AMD가 마침내 그 동안 준비하던 대답을 내놓았다. 11월 20일, AMD는 싱가포르의 W호텔에서 'Future of Compute' 행사를 개최, 각국의 취재진을 초대해 향후 시장을 위한 다양한 제품과 기술, 그리고 마케팅 방안을 대거 소개했다.
이날 행사의 시작을 알린 AMD의 데이비드 베넷(David Bennett)' 아시아태평양 담당자는 최초의 1GHz 돌파 CPU, 최초의 소비자용 64비트 프로세서, 네이티브 듀얼코어 및 쿼드코어 CPU, APU라는 개념의 정립 등 그간 AMD의 업적을 소개하며, 향후 AMD의 가장 중요한 시장인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앞으로도 적극적인 신제품 투입 및 업체들과의 협력 강화 등을 지속하겠다고 강조했다.
완전한 HSA 기술 발휘하는 차세대 APU '카리조' 발표
한편, AMD는 주력 제품인 APU(CPU와 CPU의 통합 프로세서)의 신제품도 이날 최초로 공개했다. 차세대 APU인 코드명 '카리조(Carrizo)'는 보다 낮은 전력 소비로 한층 높은 성능을 낼 수 있으며, 저전력 노트북 및 컨버터블(2 in 1) 시스템에 최적화되었다. 차세대 라데온 GPU를 내장, 다이렉트X12 및 맨틀, 듀얼 그래픽스와 같은 기술도 다수 지원한다. 또한 하나의 다이에 사우스브릿지 메인보드 칩셋을 얹어 시스템 구조를 단순화하고 가격을 낮추는데도 유리하다.
하지만 AMD에서 카리조를 발표하며 가장 강조한 점은 바로 HSA(Heterogeneous System Architecture)를 완벽하게 지원한다는 것이다. HSA는 본래는 각기 다른 영역에서만 고성능을 낼 수 있는 CPU와 GPU의 연산구조를 완전하게 통합해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기술로, APU와 같은 통합 프로세서에서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이를 이용, 기존에는 CPU의 연산능력에만 의존하던 작업에 이제는 GPU도 적극적으로 개입, 작업의 속도를 높일 뿐 아니라 단계의 축소까지 기대할 수 있다고 AMD는 강조했다. 이전 세대 APU에서 처음 도입된 HSA를 한층 발전시켜 본 괘도에 오르게 한 것이 카리조라는 것이 AMD의 설명이다. 이날 공개된 카리조는 내년 중에 본격 출시된다. HSA의 저변 확대를 위해 설립한 HSA재단에 삼성전자, LG전자, ARM, 퀄컴, 소니 등 세계의 주요 IT업체들이 참여했다는 소식도 AMD는 함께 전했다.
소비전력은 줄이고, 성능은 높이고
카리조의 공개와 더불어, 소비전력 절감 기술 역시 이날 AMD의 핵심 발표 내용 중 하나다. AMD는 2008년부터 올해까지 6년간 AMD 프로세서의 성능 대비 에너지 효율이 10배나 향상되었다는 점을 강조하며 이는 특히 지능적인 전원 관리 기술과 다양한 요소(GPU, 노스브릿지, 사우스브릿지 등)의 원칩화, 그리고 제조공정의 향상 등이 요인이 주요하다고 밝혔다.
특히 향후 카리조 APU의 경우 CPU GPU간에 효율적 전원 관리 및 순간적인 전압의 변화로 쓸데 없이 소모되는 전력을 최소화하여 같은 성능을 발휘하는 상황에서 10~20%의 전력을 아낄 수 있다고 한다. 또한, 애플리케이션 별로 성능의 가속 여부를 지능적으로 제어, 성능 향상과 저전력을 동시에 노린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행사장에는 AMD의 협력 업체인 삼성전자, 마이크로소프트, HP, 델, 에이수스, 레노버, MSI 등의 데스크탑, 노트북, 콘솔 게임기, 그래픽카드 및 메인보드 등도 전시, 참가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