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동아 안수영 기자] 봄이 되면 날씨도 따뜻하고 나들이하기 좋지만, 황사와 미세먼지에 대한 걱정도 함께 찾아온다. 황사와 미세먼지 속에 들어있는 각종 오염물질은 호흡기 및 혈관에 침투해 각종 질병이나 암을 유발할 수 있다. 이에 많은 사람들이 외출 시 마스크를 챙기고 손발도 깨끗이 씻는 등 대처를 하고 있다.
그런데, 많은 이들이 간과하는 것이 하나 있다. 바로 실내의 미세먼지와 오염물질이다. 미국에서 실시한 연구에 따르면 사람들의 90%의 시간을 실내에서 보내는데, 실내 오염도가 바깥보다 최고 100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다면 실내의 미세먼지와 오염은 어떻게 제거할 수 있을까. 청소를 깨끗이 하고 환기를 하는 것이 가장 기본적인 방법이겠지만, 실내에 떠다니는 오염 물질은 쉬이 없어지지 않는다. 과연 우리 집 실내 오염은 얼마나 심각하고, 이런 문제는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영국의 기술기업 다이슨이 이와 관련해 해결책을 제시했다.
우리 집 미세먼지, 내 아이가 위험하다
한국 가정 내 실내 오염은 과연 어느 정도일까. 다이슨은 실내 오염 및 육안으로 보이지 않는 박테리아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기 위해 한국 가정 34곳과 자동차 2대를 대상으로 먼지 분석 테스트를 진행했다. 다이슨 디지털 모터 V6를 탑재한 무선청소기를 사용해 집안 구석구석의 먼지를 체취하고, 서울대학교 미생물연구소에서 분석을 진행했다.
그 결과는 어떨까. 다이슨의 수석 디자인 엔지니어인 매트 스틸은 "한국 가정의 1/3에서 곰팡이균의 일종인 아스페르길루스 푸미가투스를 채집했다. 이것이 호흡기로 들어가면 천식이나 축농증을 일으킬 수 있다. 또한, 일부 종은 곰팡이 독소의 일종인 '아플라톡신'을 생성하기도 했는데, 이는 발암물질이다"라고 설명했다.
매트리스 속에 사는 집먼지 진드기도 무시할 수 없다. 평균적으로 사람은 한 달에 28g의 각질을 떨어뜨리는데, 이것이 집먼지 진드기에게는 단백질원이다. 매트리스 채집 결과, 먼지 1g당 평균 11마리의 집먼지 진드기가 검출됐다. 가장 수치가 높은 곳은 먼지 1g당 110마리의 집먼지 진드기가 채집되기도 했다. 집먼지 진드기의 배설물은 알러지를 유발하며 천식의 원인이 된다.
매트 스틸 엔지니어는 "이번 보고서는 전 세계적으로 공통된 현상을 나타내고 있는데, 알러지 유발 항원과 실내 오염도는 나날이 늘어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를 해결하려면 미세먼지가 건강에 끼치는 영향을 잘 알아야 하고, 환기를 잘 시켜야 한다. 하지만, 알러지 유발 항원이 완전히 배출되도록 하기란 쉽지 않고, 건축 구조상 환기가 어려울 수도 있다. 공기청정기를 이용하는 방법도 있지만, 일반적인 공기청정기는 대기 중 공기를 정화하는 데 특화돼 바닥이나 천장에 붙은 먼지까지 제거하기 어렵다.
<왼쪽 노란색 구가 PM 0.1 수준의 극초미세먼지라면, 오른쪽 파란색 구는 PM 2.5 수준의 초미세먼지다>
또한, 초미세먼지는 PM 2.5정도의 크기도 있지만 PM 0.1 수준의 아주 작은 크기도 있다. 가장 큰 문제는 PM 2.5보다 작은 극초미세먼지다. 매트 스틸 엔지니어는 초미세먼지의 크기를 구 모양으로 보여주며 직접 비교하고, PM 0.1의 초미세먼지가 건강에 큰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러한 초미세먼지는 폐포뿐만 아니라 혈액까지 침투해, 장기적으로 건강 문제를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
특히, 실내 오염 문제는 아기들에게 가장 치명적이다. 아기들은 성인보다 4배 빨리 호흡하며, 아직 어리고, 바닥을 기어 다니기 때문에 먼지와 오염에 쉽게 노출된다. 노년층 역시 취약하다.
크고 작은 먼지를 모두 제거한다, 'V6 무선청소기'
그렇다면 다이슨은 이런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나가고 있을까. 다이슨은 V6 무선청소기와 공기 청정 선풍기를 통한 '토탈 홈 솔루션'을 제시했다. 강력한 성능을 지닌 무선청소기와 공기 청정 기능을 갖춘 선풍기를 이용해 표면에 있는 바닥 먼지와 공기 중 미세먼지를 모두 제거하겠다는 계획이다.
먼저 진공청소기다. 매트 스틸 수석 엔지니어는 작은 모터를 보여주며 "이 모터가 V6 무선청소기의 핵심이다. 가장 작고 빠른 모터로, 최대 11만 rpm의 속도로 회전한다. 이러한 모터 기술을 바탕으로 강력한 흡입력을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다이슨 V6는 모터헤드 헤파, 플러피 헤파, 매트리스 헤파 등 3종으로 나뉜다. 이는 헤드툴에 따른 구분이다. 모터헤드 헤파는 다양한 바닥이나 카펫에서 사용할 수 있는 헤드 툴이며, 플러피 헤파는 크고 작은 먼지를 한 번에 제거하는 헤드툴을 장착했다. 매트리스 헤파는 매트리스 청소에 특화된 핸디 청소기다.
현장에서 매트 스틸 수석 엔지니어는 플러피 헤파에 대한 데모 시연을 펼쳤다. 유리 바닥에 베이킹 파우더와 시리얼을 가득 깔아놓은 곳에서 V6 무선청소기를 작동시켰다. 여기서 베이킹 파우더는 초미세먼지를, 시리얼은 큰 먼지와 같다. V6 무선청소기를 밀고 나가는 길목은 알갱이 하나 없이 깨끗했다.
일반적인 청소기는 작은 먼지 또는 큰 먼지 둘 중에 하나만 제거하는 경우가 많다. 작은 먼지를 제거하려면 바닥에 밀착되어야 가능한데, 문제는 바닥에 너무 밀착되어 있다 보면 큰 먼지는 빨아들이지 못하고 앞으로 계속 밀려난다. 한편, 큰 먼지를 제거하기 위해 청소기에 약간의 틈을 만들면 바닥에 밀착되지 않아 작은 먼지에 대한 흡입력은 떨어진다.
그렇다면 다이슨은 어떻게 이것을 할 수 있었을까. 매트 스틸 수석 엔지니어는 "청소기 헤드를 재설계했다. 빳빳한 브러쉬 대신 부드러운 나일론 소재와 탄소섬유를 조합했고, 폭이 넓은 롤러를 장착했다. 헤드 케이스 전면부는 오픈형으로 디자인했다. 이에 따라 헤드의 케이스에 밀리지 않고 큰 먼지를 흡입되도록 했고, 부드러운 롤러는 바닥과 밀착해 작은 먼지를 제거하도록 했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헤파필터를 장착한 것도 특징이다. 다이슨은 무선청소기에 최초로 헤파필터를 넣었다. 이 필터는 PM 2.5 크기의 먼지보다 훨씬 작은 먼지와 알러지 유발항원까지 제거해, 우리가 숨쉬는 것보다 깨끗한 공기를 방출한다. 일부 진공청소기의 경우, 미세먼지를 흡입한 뒤 본체 밖으로 다시 방출해내는 경우가 있다. 이럴 경우 청소기에서 나온 먼지가 공기 중에 떠다니다가 다시 집안 곳곳에 내려앉는 문제가 생긴다.
다이슨은 헤파필터가 초미세먼지를 다시 방출하지 않고 얼마나 잘 잡아내는지도 직접 시연했다. 미세먼지만큼 입자가 작은 연기들이 뿜어져 나오도록 하고, 그 연기를 V6 무선청소기로 직접 빨아들인 것. 흡입력이 강력한 만큼 연기를 모두 빨아들였고, 청소기 뒤로 연기가 방출되는 일은 없었다.
공기 청정 기능을 갖춘 선풍기, '다이슨 퓨어 쿨'
다이슨이 바닥이나 표면의 유해 먼지만 치중한 것은 아니다. 실내 오염을 효율적으로 해결하려면 공기 중의 유해한 먼지들도 제거해야 한다. 이에 고안한 제품이 바로 공기 청정 선풍기다. 말 그대로 공기청정기 기능을 갖춘 선풍기다.
매트 스틸 수석 엔지니어는 "일반적인 공기 청정기는 PM 2.5 정도의 먼지는 잘 제거하지만, PM 0.1의 극초미세먼지를 말끔하게 없애지는 못한다. 한꺼번에 많은 먼지를 제거하기 위해 큰 모터를 사용할 경우, 흡입한 공기의 속도가 너무 빨라서 먼지가 다시 재방출되는 경우가 있다. 이 외에도 많은 공간을 차지하고, 매달 세척하거나 교체해야 한다는 번거로움도 있다"라고 기존의 불편함을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이번에 선보이는 '다이슨 퓨어 쿨'은 선풍기 기능을 하면서도 PM 0.1의 극초미세먼지를 99.95% 제거한다. 다이슨의 엔지니어들은 극초미세먼지를 제거하기 위해 360도 유리 섬유 헤파필터 기술을 적용했다. 이 필터는 초극세사 섬유를 254번 접어 만들었는데, 꽃가루와 박테리아, 바이러스 등을 제거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한 데모 시연도 이어졌다. 다이슨 퓨어 쿨 아래에 연기를 가득 채웠다. 여기서 연기는 PM 0.1의 극초미세먼지와 같다고 보면 된다. 연기는 유리 덮개에 가둔 채 진행했는데, 방출된 지 얼마 되지 않아 빠르게 제거됐다. 이는 공기가 정화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유지 보수와 디자인도 특징이다. 1년에 1번만 필터를 교체하면 된다. 필터 안에는 활성탄소층이 있어 유해가스와 냄새도 제거한다. 매끈하고 둥근 디자인도 돋보였다. 10단계로 바람 속도를 조절 가능하며 슬립 타이머 기능도 마련됐다. 여름에는 선풍기, 다른 계절에는 공기청정기로 쓸 수 있으니 사계절 활용할 수 있다.
가전제품의 새로운 트렌드, '헬스케어'
현장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제품의 직접 시연을 통해 성능을 증명한 것이다. 실제로 초미세먼지가 제거되는 모습은 인간의 눈으로 볼 수 없다. 그러나 이를 베이킹 파우더와 시리얼 제거, 연기 제거 등의 시연을 통해 증명한 것이 신뢰를 높여주었다고 본다. 시연을 통해 이를 증명해 보인 것 역시 기술력에 대한 자신감으로 인식됐다.
다이슨은 미생물 연구소를 두고 있으며, 알러지 유발 항원 및 박테리아를 직접 배양, 연구하고 있다. 가전제품 기업 중에서 이런 연구소를 두고 있는 것은 현재 다이슨이 유일하다. 우리가 매일 숨쉬는 공기를 어떻게 하면 더 건강하게 제공할 수 있을지 연구하는 것인데, 이러한 연구는 가전제품의 트렌드인 '건강'을 주도할 것이다.
환경 오염이 심각해진 만큼, 이제는 미세먼지와 유해 물질에 대한 대중들의 인식도 커졌다. 이에 따라 가전제품의 헬스케어 기능도 강화되고 있다. 과거에는 청소기가 집을 깨끗하게 정돈하는 기기 정도로 인식됐지만, 이제는 건강을 지키는 헬스케어 제품으로 거듭나고 있다. 공기청정기의 기능도 나날이 발전하고 있다. 다이슨이 이번에 발표한 V6 무선청소기와 다이슨 퓨어 쿨 등은 호흡기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나 어린아이를 둔 가정이라면 눈여겨 볼 만하다.
한편, 현장에서 V6 무선청소기를 직접 사용해 보았다. 꼼꼼하게 밀려고 노력하지 않아도 작은 먼지와 큰 먼지 모두 가뿐하게 제거할 수 있었다. 과거에 비하면 많이 가벼워졌지만, 여성들이 천장에 들어서 쓰기는 좀 무거운 무게로 느껴졌다. 흡입력은 강력했지만, 청소기 사용 시 전원 버튼을 계속 누르고 있어야 하는 것은 다소 번거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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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IT동아 안수영(syahn@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