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디지털포럼 2013(Seoul Digital Forum, SDF2013)이 개막 이틀째인 오늘(3일)서울 디큐브 아트센터에서 진행됐다. 기조연설은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철학가인 알랭 드 보통(Alain de Botton)이 '일상의 지혜를 다시 소개하다'라는 주제로 발표했다. 그는 우리 사회가 앞으로 '지혜'를 교육과 비즈니스에 동반해야 할 것을 강조했다.
현대 사회는 교육에 대한 관심도가 높다. 하지만 현대 사회에서 좋은 교육이란 '돈을 많이 벌 수 있는 직업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것' 쯤으로 여겨지고 있다. 알랭 드 보통은 이를 두고 교육 사회의 큰 변화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회계사, 변호사, 엔지니어 등이 되려는 데 목적을 두기보다 '잘 살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야 할 시점"이라며, "지혜와 감성을 배울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지혜와 감성을 배울 수 있는 학교란 무엇일까. 그는 자신이 지난 2008년 영국 런던에 설립한 '인생 학교'를 하나의 대안으로 제시했다. 학교가 단순히 좋은 직업을 가질 수 있도록 거쳐야만 하는 곳이 아니라, 인간 누구에게나 인생을 살아가는 방법을 알려주는 곳이 돼야 한다는 의도에서다. 현재 인생 학교는 브라질이나 인도 등에 분교가 마련돼 있다.
"지난 20년 동안 작가로 활동하다 최근에야 인생 학교에 대해 생각하게 됐어요. 한국에서도 지혜를 통한 인생교육을 실천할 의지가 있다면, 인생 학교를 설립하려는 이가 있다면 언제든 조력하겠어요."
그렇다면 지혜는 누구로부터 배울 수 있는 것일까. 주변에서 지혜를 배우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이렇다 보니 대부분의 이들은 지혜가 없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하지만 알랭 드 보통은 지난 수천년 간 우리를 지탱해줬던 지혜가 존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미 지혜와 지식을 갖춘 이들이 세상 곳곳에 많다는 것이다.
문제는 그들이 좀처럼 사회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는 점이다. 알랭 드 보통은 "이 세상에는 값진 지혜를 가진 철학자나 지식인들이 많다"며, "다만 그들은 자신의 동굴에서 좀처럼 나오지 않고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서는 많은 이들이 힘을 합쳐 '동굴' 밖으로 끌어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외에도 '소통'의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사람들은 소통을 더 효과적으로 할 수 있을 방법에 대해 생각해봐야 한다"며, "IT 기술을 통해 부모와 자식, 동료, 상사 간의 소통의 질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글 / IT동아 양호연(yhy420@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