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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푸스, 남들이 지상을 기록할 때 '물 속'을 기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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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동아 강형석 기자] 생각하지도 못했던 세계가 눈 앞에 펼쳐진 순간, 놀라울 따름이었다. 마치 복면가수가 노래하는 프로그램에 출연했던 가수가 내 생각과 완전히 다른 사람이었을 때의 충격과 비슷한 느낌이랄까. 그렇게 모두가 땅 위에서 피사체를 보며 기록하는 동안, 올림푸스 카메라들은 물 속에서 활약하며 명성을 떨치고 있었다.

지난 5일, 일본 오키나와 나하시에 위치한 마린 프로덕트(Marine Product)에서는 올림푸스 카메라 및 수중 장비에 대한 모든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무라야마 타다아키(Murayama Tadaaki) 올림푸스 사업개발 3부 해외그룹 과장은 자리에서 "올림푸스는 방수 제품에 대해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다. 이를 통해 소비자들과 계속 소통해 나갈 예정"이라고 언급했다. 이를 위해 방수에 특화된 제품을 아우르는 브랜드 '올림푸스 언더워터(Olympus Underwater)'도 신설했다고 한다.

무라야마 타다아키 올림푸스 사업개발 3부 해외그룹 과장
< 무라야마 타다아키 올림푸스 사업개발 3부 해외그룹 과장. >

폭 넓은 올림푸스 방수 라인업

올림푸스는 1997년, 카메디아(Camedia) C-820 전용 방수 하우징을 내놓으면서 방수와의 인연을 이어가기 시작했다. 이어 2005년에는 자사 DSLR인 E-300용 방수 하우징을 선보여 제품 영역을 넓혔고, 현재는 주력기종인 미러리스 카메라 펜(PEN) 및 OM-D 시리즈 전용 방수 하우징이 물 속에서 활약 중이다. 하우징 없이 방수 기능을 탑재한 것은 2006년 터프 라인업인 뮤(Mju)-720 부터다.

이렇게 하나 둘 쌓인 방수 제품은 현재 총 66기종에 달할 정도로 다양해졌다. 최근에는 OM-D E-M5 마크2와 8mm f/1.8 프로 어안렌즈에 맞춘 돔포트 방수 하우징은 물론이고, 물 속 촬영을 위한 수중 전용 플래시와 유지관리 장비 등도 빠짐 없이 갖췄다.

OM-D E-M5 마크2와 8mm 어안렌즈를 위한 방수 돔포트
< OM-D E-M5 II와 8mm f/1.8 어안렌즈를 위한 전용 방수 돔포트. >

무라야마 과장은 올림푸스가 물 속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이 디지털 시대가 오면서 수중 촬영이 쉬워졌다는 부분을 언급했다. 이와 관련한 활동 또한 활발해진 점도 방수 라인업 및 인프라 확충에 힘을 쏟은 이유이기도 하다.

플래시 빛을 부드럽고 넓게 펴주는 수중 장비도 있다.
< 다양한 수중 장비로 다이버들의 촬영 요구를 충족시키고 있다. >

전세계 다이버 중 60% 가량이 가입한 다이빙 교육자 협회, 파디(PADI – Professional Association of Diving Instructors)의 자료에 따르면 2015년 누적 자격 취득자는 2,000만 명에 달하고 연간 100만 명 이상이 자격을 취득하는 추세다. 이는 곧 다이버들이 매년 증가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여성 다이버 인구도 증가 추세라고 한다. 지난 2007년에는 남녀 비율이 약 67 대 33 정도였다면, 2012년에는 66 대 34 정도로 소폭 상승했다. 큰 의미를 두지 않을 수 있으나 조금씩 증가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는 것이 무라야마 과장의 설명이다.

이처럼 수중 레저활동이 증가하면서 촬영에 대한 욕구는 커졌지만, 이에 적극적인 브랜드는 찾기 어려웠다. 제조사가 보증하는 방수 하우징은 거의 찾기 어려워 사설 업체를 이용해야 했는데, 그것도 마이너 제품은 장비 구경조차 못했다. 뿐만 아니라, 수백만 원 상당의 고가에다 무거운 장비를 소지하고 이동해야 하는 어려움도 있었다. 올림푸스는 푸른 바다 속이 말 그대로 '블루오션'이라 생각했고, 지금도 꾸준히 방수 제품군을 선보이고 있는 것이다.

설계 단계부터 수중 촬영을 위한 모든 기능과 내구성에 '올인'

수중 촬영에 대한 열정과 연구는 여기에서 멈추지 않는다. 올림푸스는 전문가들의 의견을 반영, 2004년 이후 출시 제품에는 수중 촬영에 맞는 결과물을 도출하기 위한 기능을 추가했다. 물에 들어가 촬영하면 빛이 부족하기 때문에 붉은색을 제외한 색이 기록되어 자연스럽지 않은 결과물이 기록된다. 하지만 실제 사람이 보는 것과 기록하는 것에 차이가 생겨 이질감이 생기게 마련인데, 이를 보완하고자 붉은색을 다시 구현하는 작업을 거치도록 만들었다.

수중 촬영에서는 소형 경량화가 핵심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 올림푸스는 수중 촬영에 필요한 내구성은 물론, 확장성과 휴대성 등 균형을 맞춰 개발하고 있다. >

수중 촬영 시에는 인물이나 풍경과 마찬가지로 여러 외부 요인과 마주하게 된다. 예를 들어 빠르게 움직이는 피사체를 포착한다거나 근접해 촬영하는 등의 상황을 말한다. 때문에 해당 환경에 맞춘 수중촬영 모드를 개발하게 됐고 지금은 5가지 장면 모드를 제공하고 있다.

여기에는 전문 사진가의 도움도 컸다. 현재 올림푸스에는 수중 촬영작가로 이름이 알려져 있는 시미즈 준(Shimizu Jun) 선생이 수중 제품 연구개발팀과 협업 중이다.

기능도 사용자를 고려했다. 터프 라인업인 TG 시리즈는 수중모드와 화이트밸런스 기능이 제공된다. 이는 전문가가 아닌 단지 물 속에서의 즐거움을 원하는 다이버를 겨냥한 것이다. 그러나 펜과 OM-D 계열에는 수동 기능에 제공되어 전문가들이 제대로 된 수중 사진생활을 누릴 수 있게 만들었다. 물 속에서도 올림푸스 특유의 손떨림 보정이나 고속 자동초점 기능이 구현되어 있다.

방수 하우징에 대한 설계와 디자인도 확장성·내구성·휴대성 등 종합적인 균형을 맞추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본체를 가볍지만 내구도가 높은 폴리카보네이트 소재를 쓴다. 그럼에도 자사의 수중관련 주변기기와의 호환성을 유지하는 방향으로 설계한다. 가격 또한 사설업체와 비교될 정도의 수준이다.

무라야마 과장은 "올림푸스의 방수 하우징은 사설업체와 달리 대량 생산이 가능하다. 또한 금속 사용을 줄여 무게와 비용을 낮출 수 있었다. 폴리카보네이트 소재를 쓰는 곳은 현재 우리 뿐이라고 보면 될 것이다. 그만큼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힘든 길이지만 그들은 묵묵히 걷는다

방진방적, 먼지 유입을 억제하고 생활방수 수준의 성능을 제공하는 제품은 많다. 야외에서의 환경은 이 정도면 뛰어난 수준이다. 그러나 방수는 어렵다. 치밀한 설계가 이뤄져야 하고 그에 따른 내구성 또한 확보되어야 한다. 어떻게 보면 올림푸스는 매우 힘든 길을 걷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앞으로도 계속 이 사업을 이어 독보적인 위치에 올라서겠다는 의지를 엿볼 수 있었다.

이 같은 노력에 올림푸스 방수 라인업은 일본 내 수중 사진 시상식인 '다이브 & 트래블 어워드 인 저팬(Dive & Travel Award in Japan)에서 매년 1위를 차지하고 있다고 한다. 최근에는 포토 콘테스트도 함께 진행하는데, 입상한 작품의 절반 가까이는 올림푸스 카메라로 촬영한 것이기도 하다.

그들의 또 다른 터전인 바다를 보호하기 위한 활동도 이어가고 있다. 일본 오키나와에서는 '미래에 남겨두고 싶은 바다'라는 이름의 프로젝트를 실시 중이다. 바위의 이끼를 닦거나, 마치 나무를 심듯 산호를 바위에 고정시켜 바다에 생명을 불어 넣기도 한다. 어린이나 전문 다이버를 초빙해 직접 체험하는 '터치 앤 트라이'도 진행한다고.

8mm f/1.8 어안렌즈를 소개하는 무라야마 과장
< 이번에 선보인 8mm f/1.8 어안렌즈와 전용 플래시 외에도 꾸준히 방수 제품을 개발하고 선보일 예정. >

이 같은 행동들은 아직 국내에 생소한 것들이다. 국내 다이버의 수가 적은 것도 있지만 다이빙 스팟을 찾기 힘든 점도 있다. 그럼에도 올림푸스한국은 국내 다이버에게 올림푸스의 수중 촬영실력을 알리기 위한 활동을 시작할 예정이다. 그 활동의 일환으로 강남구 삼성동에 위치한 올림푸스 타워에 수중시스템 직영점을 개설했고, 전문 대리점(아쿠아코)도 준비했다. 전문 다이버를 오키나와에 초청하는 출사대회도 매월 개최할 수 있게끔 논의 중에 있다.

글 / IT동아 강형석 (redbk@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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