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동아 안수영 기자] 독일 에센에서 열리는 세계 보드게임 박람회 '슈필 2015'의 셋째날이 밝았습니다. 오늘은 토요일, 주말이지요. 그런 만큼 체감상 어제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행사장을 찾았습니다. 행사장에 도착한 9시 40분, 지하철 역에는 Messe Essen으로 향하는 인파들로 가득했습니다. 공식적인 오픈 시간은 10시이지만, 수많은 사람들이 일찍부터 방문하는 바람에 행사장을 오픈한지는 이미 한참 되었네요.
슈필 2015에서 가장 인기있는 부스는 단연 페어플레이 차트(현장에서 실시간으로 업데이트되는 일종의 빌보드 차트)에 오른 게임들을 선보이는 곳들이었습니다. 어제 저녁부터 페어플레이 차트 상위권을 기록한 게임인 미스테리움(Mysterium) 부스에는 수많은 관람객들이 차례를 기다리고 있어, 게임을 체험하기가 어려웠습니다. 뭄바사(Mombasa), 마이 빌리지(My Village) 등 페어플레이 차트에 2개 게임을 올린 이거트 부스도 빈자리를 찾기 어려웠습니다. 신작 보드게임이 없는 부스는 상대적으로 한가했지만, 이들 부스도 11시 이후에는 거의 채워졌습니다.
페어플레이 차트에 등록되기도 한 '7원더스 듀얼'을 현장에서 직접 체험해 봤습니다. 7원더스 듀얼은 제목 그대로 기존의 '7원더스 게임'이 2인용 버전으로 나온 것입니다. 7원더스는 카드를 사용해서 자원을 모으고 자신만의 문명을 가꾸면서 다른 사람(다른 나라)과 경쟁하는 게임입니다.
기존의 7원더스는 플레이어들끼리 카드를 7장씩 나눠갖고, 이 카드들을 이용하는 것이 특징이었는데요. 반면, 이번에 나온 7원더스 듀얼은 모든 카드를 테이블에 내려놓고, 여기서 카드를 하나씩 고르는 점이 달랐습니다. 카드를 테이블에 배열하는 방식도 독특하고, 카드를 한 장씩 골라가며 게임 전략을 취하는 재미가 있었습니다. 이러한 요소가 현장에서 이 게임이 인기를 끌게 된 배경인 듯하네요.
다양한 부스를 둘러보며 눈에 띄었던 캐주얼 게임은 'ROAR!'라는 작품이었습니다. 이 게임은 아이패드의 앱과 연동되는 보드게임입니다. 종이 게임판에는 숲과 도로, 집들이 그려져 있고, 아이패드 앱 속에는 똑같은 게임판에 보라색 몬스터가 있습니다. 한 사람은 아이패드에서 몬스터가 돌아다니는 것을 확인할 수 있고, 다른 사람들은 아이패드에 연결한 이어폰으로 소리를 들으며 몬스터가 어느 위치에 있는지 게임판에서 추측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자동차 경적 소리가 난다면, 몬스터가 게임판의 도로 어디 즈음에 있는지 찾는 식입니다.
오후가 되자 행사장에는 더 많은 사람들이 몰려 천천히 걸어다녀야만 했습니다. 하루에 2번 가량 갱신되는 페어플레이 차트를 오후에 살펴보니, 뭄바사가 1위를 차지하고 '그랜드 오스트리아 호텔(Grand Austria Hotel)'이 새롭게 차트에 올랐습니다. 어제 올랐던 Sheep & Thief 등을 비롯한 몇몇 게임은 순위권에 밀려 내려갔는데요. 이는 더 재미있는 게임 때문일 수도 있고, 현장에서 게임이 품절될 경우 순위가 떨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페어플레이 차트에 대한 관심은 단연 뜨거워, 갱신된 내용을 사진으로 찍어가는 관람객들이 많았습니다.
한편, 오늘은 '카탄' 보드게임 행사가 열리는 날입니다. 카탄 보드게임 행사는 1,000여 명의 사람들이 한꺼번에 카탄을 즐기는 행사인데요, (현지 시각으로) 오늘 오후 4시 30분부터 시작된다고 합니다. 워낙 유명하고 인기 있는 게임이라 그런지, 오전부터 사람들이 빈 행사장을 서성이기도 했습니다. 카탄에 대한 소식은 저녁에 다시 전달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글 / IT동아 안수영(syahn@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