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르셀로나=IT동아 김태우 기자] LG전자가 처음으로 MWC에서 전략 스마트폰을 발표했다. 2월 21일 오후 2시(현지시각) 스페인 바르셀로나 ’산 호르디 클럽(Sant Jordi)’에서 ’LG G5 Day’를 진행한 것. 이날 LG는 G5 외에 7종의 친구들(주변기기)를 함께 공개하며, 융단 폭격을 날렸다. 행사의 주인공인 G5는 과연 얼마나 달라졌을까? 현장에서 직접 G5를 만나봤다.
DNA가 다르다
먼저 G5의 외형에 관해 이야기를 안 할 수 없다. G 시리즈 전작의 겉모습을 보면, 이들을 관통하는 특유의 DNA가 있다. 한눈에 봐도 LG전자의 G 시리즈임을 알 수 있는 디자인 정체성인데, 각을 살리고, 후면에 홈버튼과 볼륨 버튼을 배치하는 등 다소 클래식한 냄새가 나는 외모를 지녔다.
하지만 G5는 다르다. 완전히 새로운 DNA를 이식했다. 개인적으로 G 시리즈를 보면서 가장 아쉬웠던 것이 디자인이었다. 작년 G4를 보면서 과감한 변화를 줘야 할 때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G5에서 이를 시도했다.
전체적으로 곡선을 잘 살린 모습으로 사진에서는 잘 드러나지 않지만, 전면 상단부와 하단부를 보면 안쪽에서 바깥쪽으로 미묘한 곡선을 적용해 세련미를 더했다. 후면에는 모서리에 곡선을 적용해 손에 쥐기 편하도록 했다. 카메라는 튀어 나오는 것을 최대한 억눌려 놨다. 이 정도면 귀엽게 봐줄 수 있을 정도.
완전히 새로운 모습의 G5는 G 시리즈의 격을 한 단계 올려놨다. 굳이 옥에 티를 꼽자면 하단의 LG로고. 이마저도 없었다면 더 좋았을 터. 다행인 점은 하단 모듈을 교체할 수 있어, LG로고를 바꿀 수 있다.
볼륨 버튼은 측면으로
G 시리즈의 대표적인 트레이드 마크라고 할 수 있는 후면 버튼은 미묘한 변화가 생긴다. 홈 버튼은 그대로 후면에 위치하지만, 볼륨 버튼은 좌측 측면으로 이동한다. 그리고 홈 버튼에는 지문 인식 기능이 추가된다. 안드로이드 6.0 마시멜로에는 지문 인식 기능이 기본으로 들어가게 되어, 생체인식에 다소 소극적으로 대응하던 LG전자도 이를 도입한 것. 지문 인식을 위해 홈 버튼을 동그라미로 만들다 보니, 볼륨 버튼을 측면으로 옮긴 것일 터.
지문 인식은 빠르고 정확한 편이다. LG전자는 이미 넥서스 5X에서 경험한 바가 있다. 지문 인식 버튼이 후면에 있다 보니 책상 위에 올려놓았을 땐 다소 불편할 수 있는데, 이는 노크코드로 해결할 수 있다. G5는 지문 인식과 노크 코드를 동시에 쓸 수 있다.
스마트폰 일부를 교체
2013년 처음 알려진 구글의 모듈형 스마트폰 프로젝트 ’아라’는 아직도 상용화되지 못한 상태다. 그런데 LG전자는 모듈 방식을 G5에 적용한다. 구글 아라처럼 모든 부품이 모듈이 아니라 하단의 충전 단자 부분만 교체할 수 있는 지극히 현실적인 방안을 도입한 것.
관련 내용이 처음 씨넷에 보도되었을 때만 하더라도 독특한 배터리 교체 방식 정도로 여겨졌지만, 이런 방식을 사용한 이유는 결국 스마트폰 하단을 모듈처럼 교체하기 위함이다. 이를 통해 특화된 기능의 스마트폰으로 변신할 수 있게 된다.
하단부의 모듈을 분리는 옆면 좌측 하단에 있는 버튼을 누른 후 빼면 된다. 그럼 배터리와 함께 분리된다. 당연히 배터리와 모듈은 분리된다. 다소 빼기가 쉽지 않은데, 이점은 LG전자도 고민이 있었을 듯싶다. 분리가 쉽지 않은 탓에 일체형이라는 느낌이 더 강하다
모듈은 2가지가 함께 공개됐다. 카메라 모듈과 사운드 모듈이 그것이다. 해당 모듈은 추후 좀 더 자세히 다루도록 하겠다.
듀얼 카메라
후면 카메라는 듀얼을 쓴다. 즉 2개의 카메라를 장착했다는 말이다. 과거 듀얼 카메라는 3D 영상을 촬영하기 위해 도입되곤 했다. 하지만, G5의 듀얼 카메라는 V10의 전면 듀얼 카메라를 후면으로 옮긴 것이다. 하나는 일반 카메라, 다른 하나는 광각 카메라를 쓴다. 광각은 시야 각을 한층 넓힌 것을 말한다. 최근 유행하고 있는 액션 캠에서 광각을 많이 쓰고 있는데, G5에서 이런 영상을 촬영할 수 있게 된다.
카메라를 실행하면, 하단에 표준과 광각을 오가는 버튼이 별도로 제공된다. 버튼을 쓰지 않고, 확대 축소처럼 손가락 두 개의 제스쳐로도 광각을 오갈 수 있다. 광각으로 전환하니 확실히 더 많은 풍경을 담아낸다. 다소 희한한 건 결과물이 광각일 때가 더 선명해 보인다.
소소한 부분
충전 단자는 USB-C 타입이 쓰인다. 올해 스마트폰은 마이크로 USB를 확실히 밀어낼 것으로 보인다. 마이크로 SD도 지원한다. 나노 심을 사용하는데, 마이크로 SD 슬롯과 나란히 배치했다. 마이크로 SD 대신 듀얼 심 지원으로 만들었어도 나쁘지 않아 보인다. 외국 모델에서는 그럴 가능성도 있지 않을까?
두뇌에 해당하는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Application Processor)는 퀄컴의 스냅드래곤 820을 쓴다. 전작 810에서 발열 논란으로 퀄컴은 곤욕을 겪은 바 있는데, 820에서는 이런 문제를 불식할 수 있을지 관건이다. 안투투(Antutu) 벤치마크 앱을 돌려보니 13만 점이 넘는다. 작년 하반기에 나온 갤럭시 노트 5의 안투투 점수가 6만 7,000점을 넘는 정도다.
이보다 기대감 높았던 적은…
작년 LG G4 발표회때 행사장에서 퀄컴 관계자가 제품에 관해 묻길래 성공하기 어려워 보인다고 답변을 했다. 그리고 2016년 후속작인 G5가 공개됐다. 현장에서 만져본 시간은 짧았지만, 1년전과 평가와 정반대다. 지금까지 나온 G 시리즈 중에서 가장 기대감이 드는 제품이다. 물론 모듈이라는 방식이 시장에서 통할지는 두고 봐야 할 부분이지만 말이다.
글 / IT동아 김태우(TK@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