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르셀로나=IT동아 김태우 기자] LG전자가 스마트폰 하드웨어에 새로운 방식을 도입했다. 바로 모듈을 통해 스마트폰의 하드웨어 기능을 바꿀 수 있도록 한 것. 2013년 공개된 모듈 방식의 스마트폰 구글 아라 프로젝트를 떠올리게 하는 부분이다. 아라 프로젝트는 스마트폰의 부품, 즉 카메라, 배터리, 저장 장치, 디스플레이 등을 모든 부분을 모듈처럼 만들어 쉽게 교체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2월 21일 오후 2시(현지시각) 스페인 바르셀로나 ’산 호르디 클럽(Sant Jordi)’에서 공개한 ’G5’는 이를 차용해 USB 단자와 스피커가 있는 하단 부분을 교체할 수 있도록 했다.
분리는 어떻게?
좌측 옆면 하단에 보면, 작은 버튼이 하나 있다. 이를 꾹 누른 상태에서 하단 모듈 부분을 분리하면 된다. 버튼이 꽤 작은 편이기에 손톱으로 누르기가 쉽지는 않다. 그런 만큼 분리가 녹록지 않다. 몇 번이고 해보니 조금 적응이 된다. 돌출형 버튼이 아니기에 평소에 잘 눌러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쉽지 않은 분리는 사용자에게 불편함을 가져다줄 수 있는 요소다. 하지만 반대로 너무 잘 분리된다면, 일상 사용에서 의도치 않은 분리가 발생할 수 있다. 일단 LG전자는 의도치 않은 분리를 최대한 막고자 한 것으로 보인다. 그냥 꽂아 놓고 쓰면, G5는 일체형 스마트폰에 가깝다. 최근 여러 제조사가 디자인을 이유로 일체형 방식을 채용하고 있는데, 이런 트렌드도 담겨 있다.
그런데도 다음 버전에선 이 부분에 대한 고민이 요구된다. 좀 더 수월한 분리와 강한 결합 상태를 해결할 방법을 말이다.
2가지 모듈
함께 공개된 모듈은 2가지다. B&O와 협력해 만든 ’LG 하이파이 플러스’과 카메라 기능에 특화된 ’LG 캠 플러스’가 그것이다. 포터블 하이파이 덱을 장착하면, 사운드 기능이 강화된다. LG 캠 플러스는 사진 촬영에 특화된 모듈이다.
먼저 LG 하이파이 플러스을 결합해 보니, 전면 하단의 LG 로고가 B&O 로고 바꾼다. 마치 B&O에서 스마트폰을 내놓은 것 같다. 해당 모듈에는 32비트(bit) 하이파이 DAC(Digital to Analog Convertor)가 적용되어 있다. 즉 32bit, 382kHz 음원을 재생할 수 있는 것. 여기에 업샘플링을 통해 32비트 아닌 음원도 32비트급으로 재생해 준다. CD 음질이 16bit/44Khz로 32bit/382kHz는 훨씬 고해상도 음질이다.
또 하나 재미난 점은 3.5파이 이어폰 단자가 위, 아래 2개가 생긴다는 것. G5는 상단에 이어폰 단자가 제공되는데, LG 하이파이 플러스에도 이어폰 단자가 추가 제공된다. 상단에서는 일반 모드, 하단에서는 하아파이 모드를 즐길 수 있다.
현장에서 잠시 음악을 들어보니, 깨끗한 고음과 단단한 중음, 저음의 묵직함이 잘 조화를 이루고 있는 느낌이었다. 현장에 인원이 많은 탓에 청음이 다소 어려웠던 점을 고려하면, 만족스러운 수준이었다.
LG 캠 플러스는 사진을 찍는 것을 좀 더 수월하게 돕는다. 디카처럼 손에 쥐기 편한 형태와 외부 버튼을 통해 촬영의 편리함을 더했다. 외부 버튼은 총 4개가 있다. 카메라 작동(Camera on/off), 셔터(Shutter), 녹화(Recording), 줌인앤아웃(Zoom In & out) 등이다.
카메라 작동 버튼은 카메라 앱을 실행하게 해주는 버튼이다. 일일이 카메라 앱을 찾을 필요 없이 버튼만 한 번 누르면 되기에 빠르게 촬영에 임할 수 있다. 줌인앤아웃은 휠 형태로 돌려서 확대, 축소할 수 있다. G5는 후면에 광각 카메라가 장착되어 있는데, 이 또한 사용할 수 있다. 외부 버튼은 확실히 사진 촬영에 있어 편리했지만, 현장에 비치된 G5는 도난 방지를 위해 여러 선이 연결되어 있어 손에 쥐는 느낌을 정확히 알기 어려웠다.
향후 호환성?
LG전자는 이 모듈을 써드파티 업체에서도 만들기를 원할 가능성이 크다. 앱 생태계처럼 모듈 생태계를 노려볼 수 있는 것. 그런 만큼 G5의 판매량이 중요해 진다. G5가 많이 판매될수록 써드파티 업체의 참여도는 자연스레 높아질 수밖에 없다.
모듈 생태계가 구축되더라도 문제가 있다. 후속 모델과의 호환성이다. 호환성을 유지하려면, G5의 두께와 가로 폭이 동일한 후속 제품이 나와야 한다. 게다가 디자인에서도 모듈과 어울려져야 한다. 쉽지 않은 부분이다. 결국, G5의 모듈은 G5 전용이 될 수도 있다.
B&O와 만든 포터블 하이파이 덱의 경우 별도의 캡을 제공한다. 포터블 하이파이 덱에 씌워 일반 스마트폰과 PC에서 유선으로 포터블 하이파이 덱 기능을 쓸 수 있게 해주는 기능이다. 즉, 후속작에서도 이를 이용해 B&O 사운드를 즐길 수 있다는 말인데, 향후 다음 모델에서는 호환이 되지 않을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글 / IT동아 김태우(TK@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