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동아 강형석 기자]
"렌즈를 돋보이게 하는 설계와 DSLR 카메라 사용자가 친근히 다가갈 수 있는 조작계에 집착했다. 콤팩트 카메라지만 DSLR 다루듯 조작하는 맛을 경험할 수 있다."
카와무라 토모아키 니콘 영상사업부 개발총괄부 제2시스템 설계 부장은 새로운 콤팩트 디지털 카메라인 DL에 대해 이 같이 설명했다.
2016년 2월 24일, 니콘은 자국에서 열리는 사진영상기기 전시회 CP+ 2016 개막에 앞서 새로운 카메라인 DL에 대한 정보 및 체험을 위한 자리를 마련했다. 이 자리에서는 DL의 개발 목적과 성능, 기능 등 폭넓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일안반사식(DSLR) + 니코르 렌즈(NIKKOR) = DL
일안반사식 디지털 카메라(DSLR)의 앞 글자인 D와 니코르 렌즈(NIKKOR LENS)의 L을 조합했다는 DL은 DSLR 카메라와 니코르 렌즈를 소형화 했다는 의미로 지었다고 한다. 그 동안 니콘은 콤팩트 카메라 라인업에는 쿨픽스(COOLPIX), 미러리스 카메라에는 니콘 1, DSLR 카메라에는 D 라는 이름을 쓰고 있었다. 신제품은 니콘 1과 별개로 전개되는 새로운 형태의 제품이다.
카메라는 18-50, 24-85, 24-500으로 총 3가지 라인업으로 구성했다. 제품명을 렌즈 초점거리에 맞춰지은 점이 특징. 니콘 측은 타사의 경쟁 프리미엄급 카메라와 비교해 넓은 초점거리와 시야를 가진 제품을 다양하게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경쟁 제품군으로는 소니 RX100과 RX10, 캐논 G7 X와 G3 X 등이 해당된다.
어떤 것보다 '렌즈'에 올인
카와무라 토모아키 부장은 DL은 렌즈에 집중했다고 설명한다. 특히, DL18-50에는 니콘의 나노 크리스탈 코트(Nano Crystal Coat) 기술을 적용한 것이 특징이다. 빛에 의한 난반사를 억제하고 최고의 화질을 구현하기 위한 코팅 기술로 니콘 교환렌즈 중 고급 라인업 일부에만 적용되어 있다. 이를 카메라에 적용해 풍경 촬영에서 선명한 결과물을 얻을 수 있다. 니콘은 풍경이나 건축 촬영이 많다는 것을 전제로 건물의 왜곡을 억제하는 왜곡보정 효과도 추가했다.
DL18-50은 35mm 필름 환산 초점거리 18-50mm에 해당된다. 조리개는 f/1.8-2.8로 가변조리개지만 최대 개방 조리개 값이 밝아 저조도 환경에서의 셔터속도 확보에 유리하다. 또한 심도가 얕아지면서 초점이 맞은 피사체 뒤의 배경이 흐려지는 배경날림 효과도 가능하다. 8군 11매 렌즈 구성으로 비구면 렌즈 4장과 비구면 ED 렌즈 1장, ED 렌즈 1장, 나노 크리스탈 코트 렌즈 1장, 고투사율 렌즈 1장을 포함하고 있다.
여느 고급 DSLR 렌즈에 준하는 설계를 통해 화질은 어떤 영역에서도 선명하게 표현할 수 있게 됐다. 니콘 측이 제공한 해상력측정 차트(MTF)를 보면 최대 광각과 망원 모두 뛰어난 성능을 보여준다. 화질도 중앙에서 주변부까지 고르게 이어진다.
표준 초점거리 영역에 대응하는 DL24-85는 인물촬영이 잦은 사용자를 겨냥했다. DL18-50처럼 나노 크리스탈 코트 기술이 적용되지 않았지만, 비구면 렌즈와 ED 렌즈를 효율적으로 조합해 모든 초점 영역에서 고른 화질을 구현했다.
9군 11매로 구성된 렌즈는 비구면 4장, ED 렌즈 1장, 고투사율 렌즈 1장을 포함하고 있다. 조리개는 DL18-50과 마찬가지로 f/1.8-2.8이다. 더 넓은 영역에서의 초점거리에 밝은 조리개는 촬영 영역을 넓히는데 도움을 줄 제품으로 평가된다.
가격 경쟁력 또한 DL24-85가 더 유리할 것으로 전망된다. 니콘 측은 정확한 가격 정보에 대해 말을 아꼈다. 하지만 고급 렌즈 구성인 DL18-50 보다는 상대적으로 렌즈 구성이 무난한 DL24-85가 가격 경쟁력이 높아 보인다. DL24-500은 초망원 줌렌즈로 성격이 다르다는 점을 감안할 필요가 있겠다.
DL24-500은 전천후 환경에 대응하는 카메라다. 20배 이상 슈퍼 줌렌즈를 탑재해 일상 촬영부터 스포츠나 조류 촬영에도 적합하다. 렌즈는 11군 15매 렌즈 구성으로 ED 비구면 렌즈 1장, 비구면 렌즈 4장, ED 렌즈 3장을 품었다. 조리개는 최대 광각에서 f/2.8, 최대 망원에서 f/5.6으로 변한다.
손떨림 방지 기구는 떨림 측정 방식으로 4단계 보정이 가능한 기존 방식이 아닌, 상하좌우 떨림과 센서의 움직임까지 인지한다. 이중감지 손떨림 방지(듀얼감지 VR)라고 부르는데, 이건 니콘 DSLR 카메라에는 없는 DL 만의 특징이다.
모든 카메라 전면 유리에는 불소코팅이 적용된다. 이를 통해 전면에서 발생하는 오염을 최소화 했다. 사진 결과물을 위해 렌즈에 올인 했다는 니콘의 주장에는 설득력이 있다.
집착했다는 '조작계' 세밀함 돋보여
DL은 DSLR 카메라 사용자까지도 고려하고 있었다. 그냥 콤팩트 디지털카메라를 고급스럽게 만든 것이 아니다. 세밀한 것 하나까지 DSLR 사용자를 겨냥한 흔적이 엿보인다. 특히 버튼 구성이나 렌즈에서 DSLR의 향기가 느껴진다.
세밀하게 살펴보니 전원 스위치는 버튼이 아닌 스위치 형태로 남아 있다. 스위치 방식이 나은지, 버튼이 나은지는 사용자 각자의 취향 문제지만 DSLR 카메라 대부분은 스위치 방식 전원을 고집하고 있다. 방식은 달라도 버튼 방식은 거의 찾아볼 수 없다. 그런 점에서 DL은 일단 혈통(?)을 계승하는 듯 하다.
이 카메라가 DSLR의 피를 이어 받았다는 인상을 주는 것은 렌즈다. 렌즈에는 초점거리를 조절하는 줌링과 조작 다이얼이 마련되어 있다. 줌링을 돌리면 각 초점거리에 맞는 화각이 표시된다. 줌링 위의 다이얼을 돌리면 조리개가 변경된다. 작지만 니콘 렌즈를 손으로 조작하는 손맛을 구현했다.
이 외에 메뉴 구성도 DSLR과 마찬가지로 꾸며놨고 로터리 구조의 조작 휠이나 기능(Fn) 버튼을 달아 놓은 것도 DSLR 카메라의 그것과 유사한 느낌이다.
성능과 촬영 편의성 모두 아우르다
DL 시리즈 삼총사는 모두 동일하게 1인치 크기의 이미지 센서가 탑재됐다. 2,081만 화소로 고해상도 이미지 촬영이 가능하다. 감도는 최대 ISO 1만 2,800까지 쓸 수 있다. 니콘은 렌즈에 최적화한 이면조사 구조로 최대한 많은 빛을 받을 수 있고, 업그레이드 된 영상처리엔진 엑스피드 6A로 고속 연사와 고감도 촬영, 4K 동영상(30p) 기록 등이 가능하다고 한다.
초점은 저조도에 유리한 위상차와 정확도가 높은 명암검출(콘트라스트)을 모두 쓰는 하이브리드 자동초점(AF)이 맡는다. 하이브리드 방식은 총 105개 측거점이 제공되어 절반 가까운 화면 영역 내에 있는 피사체를 정확히 잡아낸다. 명암검출 방식은 171개 측거점이 제공되며, 화면 영역의 3분의 2 가량이 해당된다. 초점 검출 시간은 0.09초로 눈 깜짝할 사이에 이뤄진다.
연사 성능은 초당 20매로 타사의 4.4~7매 연사 보다는 빠르다. 이 수치는 초점 고정이 아니라 초점을 계속 잡으면서 연사하는 조건에 해당된다. 촬영 환경에 따라 다를 수 있겠으나, 동급 제품군에 비하면 성능적 우위를 점하는 수준이다.
이 외에 무손실 압축(RAW) 촬영이나, 터치 가능한 104만 화소 유기발광 다이오드 패널, 초점을 잡은 후 수동으로 초점을 재설정하는 수동전환 초점모드(M/A), 초점 영역을 색으로 표시하는 포커스피킹 기능 등이 제공된다.
니콘은 DL에 거는 기대가 크다. 카와무라 토모아키 부장은 "현재 먼저 시장을 선점한 소니와 캐논의 뒤를 따르는 것은 인정하지만 DL이 그 판도를 바꿔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렇게 야심차게 준비한 니콘 DL은 2016년 6월 중에 발매할 예정이다.
글 / IT동아 강형석 (redbk@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