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코하마=IT동아 강형석 기자] 프리미엄 콤팩트 디지털 카메라 시장은 특정 카메라 브랜드들에 의해 점령된 상태였다. 소니 RX 시리즈가 대표적인 제품. 이어 캐논이나 파나소닉, 후지필름 등 여러 카메라 제조사들이 프리미엄 콤팩트 카메라 시장 패권 다툼에 뛰어들고 있다.
니콘도 늦었지만 프리미엄 콤팩트카메라 시장에 뛰어든다. 오는 6월 출시 예정인 DL은 새로운 설계와 라인업을 통해 다른 제품들과 경쟁해 나갈 예정이다.
지난 2월 24일, 일본 시나가와에 위치해 있는 니콘 이미징 재팬 사무실을 방문한 국내 기자단은 DL 개발에 관여한 개발자들과 질의응답을 가졌다. 다양한 내용이 오고 갔는데, 어떤 내용이 있었는지 정리해 봤다. 질문에는 카와무라 토모아키 니콘 영상사업부 개발총괄부 제2시스템 설계부장과 노부오 하시모토 니콘 영상사업부 산업디자인 과장, 아키유키 우스이 니콘 영상사업부 마케팅 과장 등이 참여했다.
< 카와무라 토모아키 니콘 영상사업부 개발총괄부 제2시스템 설계부장. >
Q – 쿨픽스나 니콘 1 등 다른 이름이 아닌 새로운 작명을 썼다. DL의 의미는 무엇인가? 그리고 1인치센서를 채택해서 니콘 1과의 관계가 애매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DL의 D는 디지털 일안의 DSLR, L은 니코르 렌즈의 L을 따왔다. DSLR과 니코르의 소형화된 형태라는 의미라고 이해해주면 되겠다. 니콘 1과의 관계는 있을거라 생각한다. 하지만 DL은 특화된 렌즈와 센서가 강점이다. 또한 광각부터 표준, 망원 등 다양한 성향에 따라 매력적인 제품군을 설정해 놓았다. 때문에 겹치지 않고 충분히 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Q – DL이 기존 니콘 콤팩트 카메라 쿨픽스의 상위 개념인지, 아니면 프리미엄 시장 공략을 위한 전략 제품군인지 알고 싶다.
고객이 생각하는 제품의 가치, DSLR에 바라는 가치와 콤팩트에 바라는 것이 분명 다르다. DL은 DSLR을 사용하고 싶어하는 고객을 겨냥했다. 그래서 쿨픽스의 상위 개념은 아니다. DL은 프리미엄 콤팩트카메라로 봐주는 것이 타당해 보인다.
Q – DL에 대해서 묻겠다. 일단 화질 설정이 중요해 보인다. 발표에서도 해상력을 강조했는데, 기본 화질을 어디에 중점을 두었는가? 또한 센서가 작으니 고감도에서 노이즈가 두드러질 듯 하다. 어떻게 억제했나?
새 영상처리 엔진 엑스피드 6A를 탑재하면서 기본 해상력이나 고감도 노이즈를 억제할 수 있었다. 밝은 렌즈와 광학적 구조에 맞춘 센서 설계로 더 고화질을 구현하도록 했다. 보충하면 DSLR 사용자는 본인이 찍고 싶어하는게 있을거다. 우린 사용자가 자유로이 선명도나 색감 등을 설정하는 픽처컨트롤이 있다. 본인의 취향에 맞춰 쓸 수 있는 해상력을 구현하고자 노력했다.
Q – 타 브랜드에 비해 DL 출시가 좀 늦지 않았나 싶다. 니콘은 니콘 1으로 1인치 센서 카메라를 빨리 선보였는데, 프리미엄 콤팩트 카메라는 이미 캐논이나 소니가 먼저 제품을 선보이지 않았나? 반면, 니콘은 방수나 독특한 제품을 선보였던 적이 있는데, DL에도 이 같은 시도를 할 예정인지 묻고 싶다.
고객의 요청과 시장의 요구들이 DL의 탄생 배경이다. 프리미엄 콤팩트 시장에 대한 성장성은 각 나라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한국이나 일본, 미국, 유럽 등 각 국가별로 보면 쇠락하거나 성장하기도 한다. 그에 맞춰 우리는 기술을 도입해 나갈 예정이다. 정확한 답변이 될 지는 모르겠다. 우선 DL은 니코르 렌즈와 센서의 조화, 고속 연사, 이중감지 손떨림 방지 등 3가지 기능이 차별화가 아닐까 생각한다. 향후 어떻게 제품을 전개해 나갈지는 계속 고민해 보겠다.
Q – DL 시리즈가 2015년에 나올 계획이 있었다는 설이 있었다. 실제 개발은 언제부터였나? 또 디자인이 직선적인데 겨냥한 연령층과 성별이 따로 있는지 알려달라.
개발기간은 정확히 말하기 어렵다. 개발 기간은 우리가 길게 가져가는 것은 맞다. 소니나 캐논 등 경쟁사 제품은 콤팩트 카메라에 중점을 둔 프리미엄 카메라라고 생각한다. 반면. DL은 ‘DSLR 카메라를 즐기는 사람까지 콤팩트로 데려올 수 있을까?’라는 관점에서 접근했다. 이를 연구하는데 오랜 시간이 필요했다.
DL에 대한 시장은 3개 모델 각각 특성을 살렸기에 다르다. 광각, 표준, 망원 등으로 촬영 영역에 대해 나눴을 뿐, 성별이나 용도를 특정하지 않았다. 하지만 제품 특성상 남성이 많은건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다. 기존 콤팩트 카메라나 미러리스는 20대가 많았었는데, 이건 DSLR 사용자를 겨냥해 30~50대도 많은 관심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노부오 하시모토 니콘 영상사업부 산업디자인 과장. >
Q – DL18-50이 가장 두드러지는데, 이 제품을 전면에 내세울 예정인지 궁금하다. 그리고 이건 디자인 관련 질문인데, 작다고 생각했으나 실제 손에 쥐어보니 무게는 적당했다. 어떤 부분을 고려해 설계가 된 것인지 알고 싶다.
앞서 설명한 것처럼 DL은 3가지 모델이 있는데, 어떤 특정 제품이 주류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각각 특성이 있으니 각 지역 특성에 맞춰 주류의 형태가 나타날 수는 있겠다. 예를 들어 미국은 야생동물 사진에 특화되어 있고 아시아는 작은 제품에 초점을 맞춘다.
크기에 대해서는 조작계, 어떻게 카메라를 만지며 즐거움을 느낄지에 초점을 뒀다. DSLR에 기초해 디자인을 고려했다. 무조건 작게 만든게 아니라 크기와 조작의 교집합을 고려했다. 볼 때는 작은데 만져보니 괜찮다고 느낀건 거기에 있을 듯 하다. 최종 제품이 나오기 전까지 렌즈와 버튼을 붙이고, 손가락이 방해를 받는지 직접 만져가면서 계속 수정을 거듭해 왔다. 타사들 제품은 기술을 응축해 크기를 작게 한 것이라면 우리는 작게 하는 것에 초점을 두되, 조작하는 맛을 살리는 두 특징에 중점을 뒀다.
세 제품은 각기 다르다. DL24-85는 크기도 조금 크고 색상도 실버와 블랙 두 가지다. DL18-50은 제품 촬영 특성을 예상해서 내장 플래시를 제거했고 대신 렌즈를 밝게 만들었다.
Q – 가격을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다. DSLR의 기능과 재미, 성능까지 추구한 형태라면 저가 DSLR에 좋은 렌즈를 구매하는 가격대와 비슷하지 않을까? 가격에 대해서는 어떻게 대응할지 묻고 싶다.
우리가 확인해 보니, DSLR 사용자는 특정 환경에 특화된 경우가 있었다. DL은 DSLR 카메라 쓰는 사람의 가방에 DL이 하나 들어 있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접근했다. 가격적인 부분은 아직 구체적으로 답변해 줄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 내부적으로는 계속 고민하고 있다는 것 정도만 이야기해 줄 수 있겠다.
Q – RX나 G 시리즈를 겨냥한건지, DL에 대해 정확히 정리해 줬으면 좋겠다. 금액대는 모르겠지만 니콘 미러리스에 비해 어떤 경쟁력이 있는지, 그리고 이름 자체가 긴 듯한 느낌인데 제품명을 어떻게 정리할지도 함께 알려달라.
경쟁사가 어디냐라고 하면 일단 RX나 G 시리즈를 프리미엄 카메라 쪽에서는 경쟁모델로 볼 수 있을 듯 하다. 하지만 ‘RX를 살거냐? DL을 살거냐?’ 판단에 섰을 때에는 제품 성격이 다르니 특성 부분에서 접근하길 바란다. 일단 결론은 두 제품 시장을 겨냥한 것이 맞다.
미러리스 카메라와의 경쟁력, 우리는 크게 2가지로 본다. 먼저 DSLR과 같이 쓸 수 있는가 여부. 우리는 니콘 1이 있지만 DSLR을 대체한다는 개념은 아니다. 그러나 DL은 DSLR과 비슷한 부분이 많아 대체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 중이다. 일단 이 같은 디자인은 렌즈 성능을 정점으로 끌어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렌즈교환식에서 어려웠던 부분은 일체형이 되면서 성능이 극대화됐다 보면 된다.
반면, DL 24-500의 경쟁 제품은 파나소닉 FZ100이나 소니 RX10 M2, G3 X 등이 있다. DL은 먼거리 피사체를 가까이 당겨 촬영했는데, 결과물이 잘 기록된다는 것을 중점으로 알릴 예정이다.
제품명… 사실 길다. 이 부분은 우리가 렌즈 실력을 전면에 내세우기 위한 전략이라 생각해 주면 좋겠다. DL에 렌즈 초점거리와 조리개를 쓴 형태로 하고 있는데, 흔히 렌즈 선택할 때 24-70은 두 종류가 있어도 다 24-70이라 부른다. DL도 고객들이 줄여 불러줬음 좋겠다.
Q – DL에서 구현하기 힘들었던 부분을 알려달라. 하이엔드 콤팩트 카메라 시장을 일본과 전세계로 봤을 때, 대략적인 점유율이 궁금하다. 그리고 DL로 목표하는 점유율 수치가 있는지도 궁금하다.
점유율을 봤을 때, 1인치에 한정하면 소니 RX가 수년 전에 나와 있는 상태이기에 일정한 점유를 유지하고 있다. 캐논도 1년 정도 된 상태여서 뒤를 잇고 있다. 니콘은 캐논의 뒤를 따라가고 있다. 프리미엄 콤팩트 시장으로 보면, 사진을 취미로 하는 사람들을 겨냥하고 있다. 우리도 그 시장에 뛰어들어 분위기를 바꿀 수 있는 전환기가 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
DL을 개발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부분은 화질과 속도였다. 이를 구현하기 위한 개발시간이 많았다. 렌즈도 마찬가지였다.
글 / IT동아 강형석 (redbk@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