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동아 김태우 기자] 지난 3월 애플은 쿠퍼티노 본사에서 스페셜 이벤트를 진행했다. 11시간 넘는 비행시간을 견디며 날아가 1시간의 짧은 발표를 보고, 오후부터 새벽까지 기사만 썼다. 그리고 다음 날 아침 일찍 한국행 비행기에 몸을 싣고 한국으로 돌아왔다. 짧은 일정이었지만, 이번 행사는 이전에 참석했던 애플 행사와 많은 점이 달랐다. 뒤늦게 정리해 봤다.
첫 참가
2009년에는 2번, 2012년에는 5번 등 애플 스페셜 이벤트는 매년 횟수와 개최 시가가 불규칙했다. 하지만 팀 쿡이 CEO가 되고 변화가 생겼다. 매년 6월 WWDC에서 공개하던 아이폰이 2011년에는 몇 개월 늦춰진 10월에 발표되고, 2012년에는 아이패드 발표를 상반기, 하반기 2번이나 진행했다.
그리고 2013년부터는 6월 WWDC, 9월 아이폰, 10월 아이패드로 굳어지는 듯했다. 하지만 2015년 3월 봄 이벤트를 3년 만에 다시 부활하고, 올해도 3월에 행사를 진행했다. 어쨌든 최근 몇 년간 애플은 한해 3번의 행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개최 시기도 비교적 일정한 편이다. 들쑥날쑥했던 행사가 팀쿡 체제에서는 어느 정도 정리가 된 셈.
행사에 따라 규모도 제각각인데, 작은 행사는 좌석이 한정되어 있다 보니 미국 내 미디어 위주로 초청된다. 여기에 1차 출시국이나 시장 규모가 큰 나라 몇몇이 참석하는 정도다. 지난 3월 이벤트도 작은 규모로 치러졌는데, 이번에는 의외로 한국도 초청을 받았다. 애플 행사를 몇 번이나 참석했지만, 애플 본사 타운홀 행사는 처음이다. 아니 한국의 타운홀 행사 참석 자체가 처음이다. 그런 탓에 이번에는 1차 출시라도 하려나 싶었지만, 아쉽게도 그렇지는 않았다.
인피니트 루프(Infinite Loop) 원
애플 캠퍼스의 본사 건물에는 입구가 총 6개가 있으며, 인피니트 루프 1~6으로 불린다. 정면 가운데가 인피니트 루프 원(1)이다. 타운홀은 인피니트 루프 포(4)랑 가깝다. 하지만 입장은 인피니트 루프 원으로 한 후, 다시 인피니트 루프 원으로 나왔다.
인피니트 루프 포로 들어갔다면, 애플 본사 내부를 볼 기회가 없다. 들어가자마자 바로 오른쪽에 타운홀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피니트 루프 원으로 입장한 덕에 본사 안을 조금 걸어볼 수 있었다.
사진을 찍다
애플 캠퍼스의 본사 건물은 이번이 3번째 방문이다. 지난 2번의 방문에서는 본사 내부에서 사진 촬영이 엄격히 금지돼서 아쉬웠다. 하지만 이번에는 모든 촬영이 허용됐다. 물론 이동할 수 있는 공간은 한정되어 있기는 했지만, 원 없이 사진과 동영상을 찍었다.
아담한 타운홀
타운홀의 크기가 작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직접 들어가 보니 생각보다 더 협소했다. 2013년에 참석했던 아이패드 에어 행사장인 예바 부에나 아트 센터도 작은 편이었는데, 타운홀은 그보다 더 아담했다. 게다가 자리는 중간. 니콘 D5와 70-200mm 렌즈를 들고 갔는데, 그 덕에 사진 결과물을 보니 마치 바로 앞에서 찍은 듯 하다.
소셜 미디어
애플 행사에서는 참석자가 스마트폰을 사용한 스트리밍 방송을 허용하지 않는다. 허락된 방송 매체만 장비를 들고 입장할 수 있으며, 나머지는 사진 촬영 정도만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번에는 소셜 미디어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해줬다. 현장에서는 스마트폰으로 실시간 중계를 잠깐씩 보내는 사람도 있었다.
이전에 참석했던 행사와 가장 다른 점이 바로 소셜 미디어다. 애플이 직접 소셜 미디어용 이미지를 따로 제작해 배포했으며, 참석자들이 자유롭게 소셜 미디어를 활용할 수 있게 한 것. 앞에서 언급한 본사 내에서의 촬영 허용도 소셜 미디어를 염두한 것이다. 소셜 미디어를 이렇게 배려한 행사는 처음이다.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이번 행사는 애플이 소셜 미디어를 자사 행사와 어떻게 연결할 것인지 파악하기 위한 일종의 테스트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행사 규모가 작은 탓에 직접 실행하기에도 부담이 적었으며, 애플워치 2가 나올 가능성이 큰 하반기 행사가 중요하기에 이때 소셜 미디어를 제대로 적용하기 위해서는 현장 경험이 필요했던 것이 아니었을까?
글 / IT동아 김태우(TK@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