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수스(ASUS)가 단단히 벼른 모양이다. 컴퓨텍스 2013이 열리자 무서운 기세로 신제품을 쏟아내고 있으니 말이다. 제품의 모양새도 심상찮다. (좋은 의미에서든 나쁜 의미에서든)그 누구도 상상하지 못한 제품투성이다.
에이수스의 전체적인 기조는 융합(convergence)이다. 데스크탑PC, 노트북, 태블릿PC, 스마트폰의 경계를 허물 모양이다. 사용자에게 쓸모 있을지는 논외로 하고, 실험정신이 넘치는 것만은 분명하다. 대체 어떤 제품을 들고나왔길래 기자가 이리도 호들갑인 걸까. 직접 살펴보자.
그 누구도 상상하지 못한 제품, 트랜스포머북 트리오
가장 눈에 띄는 제품은 '트랜스포머 북 트리오'다. 콘셉트부터 비범하다. 태블릿PC와 노트북 그리고 데스크탑PC를 하나로 합친 제품이다. 트랜스포머 북 트리오는 상단의 11.6인치 태블릿PC와 하단의 PC 스테이션 독으로 구성돼 있다.
태블릿PC는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로 실행된다. 인텔 아톰 프로세서(2.0GHz, 클로버트레일)를 내장했고, 화면 해상도는 풀HD(1,920x1,080)다.
PC 스테이션 독은 4세대 인텔 코어 i7 프로세서(하스웰), 키보드, 750GB 하드 드라이브를 탑재하고 있어 외부 디스플레이와 연결하면 데스크탑 PC로 활용할 수 있다. 일종의 미니PC다.
이제 태블릿PC와 PC 스테이션 독을 합칠 차례다. 둘을 합치면 노트북으로 변한다. 윈도8으로 실행할 수도 있고, 안드로이드로 실행할 수도 있다. 성능이 필요하면 윈도8, 배터리 사용시간이 필요하면 안드로이드를 택하면 된다.
에이수스 조니 시 회장은 이 제품을 "그 누구도 상상하지 못한 혁신적인 제품"이라고 평가했다. 동의한다. 제품 기획부터 제작까지 그 누구도 딴지 걸지 않았다는 게 더 놀랍다. 국내에 들어오면 꼭 써보고 싶다.
넥서스10 게 섰거라, 트랜스포머 패드 인피니티
언론계엔 마법의 제목이 몇 가지 있다. 그 어떤 곳에 붙여도 독자들이 화내는 제목이다. 그 중 하나가 '게 섰거라'다. 지금까지 게 섰거라를 외친 제품 가운데 경쟁 제품을 진짜로 서게 한 제품은 드물었다. 하지만 에이수스의 최신 태블릿PC '트랜스포머 패드 인피니티'는 조금 다를 듯하다.
트랜스포머 패드 인피니티는 크기 10.1인치 해상도 2,560x1,600의 화면을 탑재했다. 구글 넥서스10에 버금간다. 프로세서의 성능도 뛰어나다. 엔비디아 테그라4, ARM 코텍스 A15 방식으로 제작한 펜타코어(5)프로세서를 내장했다. 여기에 배터리가 내장된 키보드 독을 함께 제공한다. 키보드 독에는 터치패드, USB 3.0 단자, SDXC(64GB 이상)슬롯 등이 탑재돼 있다.
가장 놀라운 점은 가격이다. 가장 저렴한 모델이 399달러(약 45만 원)부터 시작한다. 국내에도 이 가격대에 출시되길 기대한다.
저가 태블릿PC도 이제 쿼드코어 시대, 미모패드 HD7
이제 저가형 태블릿PC의 성능을 얕보다간 큰코다칠지도 모르겠다. 에이수스가 공개한 저가형 태블릿PC '미모패드 HD7'은 미디어텍이 제조한 쿼드코어 프로세서(ARM 코텍스 A7 기반)를 내장했다. 실제 성능은 벤치마크를 해봐야 알겠지만 제원상으로는 갤럭시S2, 아이폰4S 등에 채택된 ARM 코텍스 A9 듀얼코어 프로세서를 상회한다. 149달러(약 17만 원, 16GB 모델 기준)짜리 제품치고 제법이다.
해상도도 저가 태블릿PC로 볼 수 없을 수준이다. 1,280x800으로 어지간한 태블릿PC 못지않다. 화면 크기는 7인치, 광시야각 IPS 디스플레이를 채택했다. 외장 스피커도 수준급. 에이수스와 뱅앤올룹슨이 함께 제작한 음장기술 소닉마스터를 적용한 스테레오 스피커를 탑재했다. 전면에는 120만, 후면에는 500만 화소 카메라를 탑재했다. 물론 저장공간 확장을 위한 마이크로SD 카드 슬롯도 포함돼 있다. 저가형 태블릿PC는 무엇인가 결여돼 있다는 생각, 이제는 지워도 된다.
하지만 국내 출시여부는 불투명하다. 하루가 멀다 하고 에이수스에 전화해 언제쯤 출시할거냐고 독촉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패블릿 시장 출사표, 폰패드 노트 FHD6
에이수스도 갤럭시노트를 보고 영감을 얻은 모양이다. 이번에 공개한 '폰패드 노트 FHD6'가 그 결과물이다. 인텔 아톰 듀얼코어 프로세서와 풀HD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6인치 스마트폰이다. 여기에 전자유도식 스타일러스를 지원해, 좀더 정확한 입력이 가능하다. 하지만 시장 상황을 감안하면, 국내에서 만나기는 쉽지 않을 듯하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디자인이 좀... 더 이상은 할말이 없다.
이밖에 에이수스는 한층 얇아진 '울트라북 젠북 인피니티', 손바닥만한 크기의 소형PC '비보PC' 등을 함께 공개했다.
글 / IT동아 강일용(zer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