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음향기업 젠하이저가 29일 신사동 코노이 스페이스에서 기자 간담회를 개최하고, 고급 헤드폰 '모멘텀 온이어(MOMENTUM On-Ear)'를 국내 출시한다고 밝혔다. 모멘텀 온이어는 오버이어(Over-Ear)방식인 기존 모멘텀(MOMENTUM)헤드폰을 야외에서 사용하기 편하도록 온이어 방식으로 바꾼 제품이다. 때문에 크기는 모멘텀 헤드폰보다 상당히 작아졌다. 남성뿐만 아니라 여성에게도 어울린다.
헤드폰의 크기는 오버이어와 온이어로 나눌 수 있다. 음을 내는 진동판이 사람 귀보다 크면 오버이어, 사람 귀보다 작으면 온이어라고 부른다. 오버이어는 실내에서, 온이어는 야외에서 사용하는데 적합하다. 오버이어가 온이어보다 음질이 좋다는 오해가 있는데, 이는 사실과 다르다. 헤드폰의 음질은 진동판의 품질이 결정하지 크기가 결정하지 않는다. 다만 5.1 채널 이상의 입체음향 구현은 오버이어가 월등히 유리하다.
가격도 보급형 수준으로 저렴해졌다. 모멘텀 헤드폰은 50만 4,000원이지만, 모멘텀 온이어는 27만 9,000원이다. 거의 1/2 수준. 시중의 중저가 헤드폰과 거의 비슷한 가격이다.
모멘텀 온이어의 저렴한 가격에 기뻐하기보다 걱정이 앞선다. "진동판 등 부품이 변경돼 음질이 나빠진 것 아닐까..." 젠하이저 관계자는 이를 강력히 부정했다. 진동판 등 음질을 결정하는 부품은 기존 모멘텀 헤드폰과 완전히 동일하다는 것. 모멘텀 온이어는 음질뿐만 아니라 스테인리스 지지대, 알칸테라 가죽으로 제작한 이어 패드(귀와 맞닿는 부분)등 기존 모멘텀 헤드폰의 특징을 고스란히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알칸테라 가죽은 주로 자동차 시트에 사용된다.
모멘텀 온이어와 모멘텀 헤드폰은 스펙도 동일하다. 정규 임피던스는 18옴, 음압 레벨은 112데시벨, 주파수 응답은 16~22,000Hz다. 음압 레벨이 모멘텀 헤드폰보다 조금 높아지기는 했지만, 인간의 귀로 느낄 수 없는 미세한 차이다. 무시해도 된다.
물론 달라진 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천연 소가죽이었던 헤드밴드를 스웨이드 가죽으로 변경했다. 사용자가 실제 체감하기 힘든 부분이다. 스웨이드 재질의 특징상 물에 접촉하면 변형이 일어날 확률이 높으니, 제품에 물이 닿지 않도록 주의해야 하겠다.
모멘텀 온이어는 보급형 헤드폰 시장을 정복하기 위한 젠하이저의 첨병이다. 젠하이저 아시아 응치순(Ng Chee Soon)사장은 "제대로 된 음질로 음악을 듣고자 하는 한국 스마트폰 사용자들의 욕구가 나날이 커지고 있다"며, "모멘텀 온이어는 기존 헤드폰(번들 헤드폰)의 음질에 한계를 느낀 사용자들이 고급 헤드폰에 입문하려고 할 때 적합한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젠하이저가 스마트폰 사용자를 목표로 제품 설계를 한 점이 제품 곳곳에서 느껴진다. 야외에서 사용하기 적합하도록 제품 크기를 한층 줄였고, 음악을 재생/정지하고 걸려온 전화를 받을 수 있는 리모콘을 케이블 중간에 배치했다. 리모콘은 아이폰, 아이패드, 아이팟 터치에서 사용할 수 있으며, 케이블은 헤드폰에서 분리할 수 있는 탈착식이다.
실제로 현장에서 모멘텀 온이어를 청음 해본 결과, 음질 및 음의 특색은 기존 모멘텀 헤드폰과 동일했다. 별다른 기교를 부리지 않은 젠하이저 특유의 플랫하고(음에 변조를 가하지 않았다는 뜻)청명한 음질이 인상적이었다. 같은 음량으로 맞춰도 이어폰보다 소리가 더 크게 들렸다. 젠하이저 관계자는 모멘텀 헤드폰보다 베이스(저음)위주로 설계했다고 말했지만, 별다른 차이를 느낄 수 없었다. 이어 패드의 크기가 작은 탓일까. 밀폐형 헤드폰 치고는 외부 소리를 많이 차단하지 못하니 참고할 것.
모멘텀 온이어는 블루, 그린, 핑크, 아이보리 등 네 가지 색상으로 출시되며, 대학로 젠하이저 스토어, 애플 대리점, 롯데닷컴, GS몰 등에서 구매할 수 있다. 제품 보증 기간은 2년이다.
글 / IT동아 강일용(zer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