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5월 경기도 주관으로 'VR(가상현실)'과 'AR(증강현실)' 관련 산업의 현재와 미래를 진단했던 '글로벌 개발자 포럼(Global Developers Forum, 이하 GDF)'이 올해에도 열렸다. GDF 2018은 금일(19일)부터 21일까지 3일간 판교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 국제회의장에서 개최하며, VR/AR 산업에 대한 구체적인 비즈니스 모델과 관련 전문가들의 노하우를 공유할 예정이다.
GDF 2018에는 영국, 캐나다, 일본, 중국, 두바이 등 세계 각국의 VR/AR 관련 인사와 업계관계자가 참여했다. 또한, 이재명 도시사가 참여해 축사를 전하고, 도내 스타트업과 만나 눈길을 끌었다. 이번 행사는 '함께 하는 미래'라는 주제로 VR/AR 분야 전문가 20인이 차례로 단상에 올라 VR-퍼블릭과 VR-커머스, VR-컨버전스, VR-e스포츠 등 4개 세션으로 나눠 포럼도 진행한다.
< 컨트롤 V의 로버트 브루스키 CFO >
오후에 진행된 VR 커머스 세션에는 컨트롤 V의 로버트 브루스키 CFO가 VR/AR 아케이드 비즈니스 모델을 주제로 한 발표가 진행됐다. '컨트롤V'는 북미 최대 규모의 VR 아케이드 프렌차이즈의 운영사로, 투자은행에서 일했던 로버트 CFO를 포함한 3명의 VR 비전문가가 창립한 이후 프렌차이즈 운영 캐나다에서 시작해 이제 미국 시장에서도 큰 성과를 거두고 있는 대표적인 VR 아케이드 사업을 진행 중이다.
로버트 CFO는 '컨트롤 V'는 기존 VR 업체들과는 달리 효과적인 수익구조와 책이나 논문이 아닌 실제 몸으로 부딪치며 얻은 데이터를 실제 사업에 적용시키는 것을 중요시했다고 말했다.
그는 한명의 직원이 2대의 기기만을 담당할 수 있는 등 경쟁업체 대부분이 사람을 배치하고 책정하는 비용을 비효율적으로 운영하는 것을 보고, 자체적으로 개발한 소프트웨어를 통해 한 명의 직원이 8개의 기기를 컨트롤할 수 있도록 했으며, 이를 통해 영업이익을 더 효과적으로 창출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 컨트롤 V의 로버트 브루스키 CFO >
아울러 로버트 CFO는 많은 전문가들이 PS VR이나 다른 VR 기기가 등장했을 때 기존 게임기를 대체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이는 집에서 게임을 즐기는 게이머들의 니즈를 완전히 오판한 결과로 나타났듯이 전문가나 책에서 정답을 찾기보다 실제로 부딪치며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를 비즈니스에 적용시켰다고 말했다.
그는 처음 VR 아케이드 사업을 진행했을 때 18~25세 남성을 타겟으로 했지만, 실제 컨트롤 V의 고객 중 절반 이상은 여성으로, 0~18세가 가장 많이 방문하는 연령대라고 전했다. 한마디로 '누가 내 고객인가?'를 빠르게 파악해 이를 사업에 적용하는 중요하다는 것이다.
특히, 단순히 게임을 즐기는 것을 넘어 총각 파티나 생일 파티부터 여성에게 프로포즈를 하기 위해 임대를 의뢰하는 등 패턴도 다양한 것은 물론, VR 아케이드가 단순히 게임을 하는 것은 넘어 문화 생활 전반에 활용하여 비즈니스의 영역을 확장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로버트 CFO는 컨트롤 V의 사업 성공 요인도 함께 공개했다. 그는 현재까지 VR 아케이드매장에서 VR을 사용한 시간은 700만 분으로, 이는 별도의 마케팅이 아닌 입소문으로 해낸 결과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60%이상의 게이머들이 방문하는 이유가 친구 추천이나 가족의 권유로, 첫번째 사람이 VR을 좋아해서 한번 방문을 하면, 주변사람 모두 고객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이 부분을 중점으로 삼아 마케팅을 해야 더 효과가 크다고 강조했다.
이는 VR이 가진 특징 중 하나로, VR을 즐기기 위해서는 약 100평방미터(약 32평) 정도의 공간이 필요하지만 집안에 이런 공간을 구현하기 어렵고, 집에서 혼자 VR을 하는 사람보다 여럿이서 함께 VR을 하기를 원하기 때문에 컨트롤 V에는 여럿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설비를 만드는데 주력했다고 노하우를 밝히기도 했다.
고객서비스에 대한 충고도 이어졌다. 로버트 CFO는 "고객 서비스를 잘해라"는 것은 뻔한 말이지만, 일반적인 친절을 넘어 VR의 이해도가 높은 직원이 존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VR은 백 마디 설명보다 한번의 체험이 훨씬 효과적이기 때문에 VR에 대한 몰입도를 높이려면, 거부감을 느끼는 이들에게 VR이 가진 장점을 어필하고, 취향에 맞는 VR 기기를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아이들과 엄마가 함께 방문했을 경우 아이들은 그냥 VR을 즐기지만, 엄마들은 멀미나, VR에 대한 안 좋은 소문 때문에 하지 않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이 경계를 무너뜨려 'VR이 재밌구나?'라는 생각을 심어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아울러 VR은 몰입도가 굉장히 중요한데, VR을 재미있게 하다 누가 와서 "끝났다, 바꿔라"라는 방해꾼이 등장하지 않도록,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최대한 몰입을 방해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국내에서도 VR방의 수익 약화 부분이 지적될 만큼 VR 아케이드는 수익구조에 대한 연구가 계속되고 있는 것이 사실. 로버트 CFO는 성공적인 비즈니스를 위해 일단 게임의 매력이 높아야 하며, . 좀비 슈팅을 하고 싶은 사람도 있고, 돌고래와 수영하고 싶은 사람이 있듯이 수요가 매우 다양하기 때문에 한 장르에 올인하기 보다 여러가지 장르의 게임을 배치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특히, 미국의 한 설문조사에서 가상현실에서 1분에 1달러를 내겠다는 답변이 주류를 이뤘다는 것을 설명하며, 60분에 60달러를 내게 하는 것 보다 비용과 매출을 관리할 수 있는 수준의 금액을 책정하는 것이 중요하며, 게임 뿐 아니라 VR 기기도 멀티플레이가 될 수 있도록 여러 기기를 배치해 방문객들이 더욱 다양한 체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로버트 CFO는 사업자는 게임 개발자에게 정당한 가격을 지불하고, 운영해야 지속적으로 흥미로운 게임을 공급받을 수 있지, 만약 이를 불법적으로 사용한다면 지금은 좋을 모르나 VR 시장 전체에 질적 하락이라는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있다고 역설했다. 아울러 개발자들 역시 '피자를 굽는 토스트'는 이미 '오븐'이라는 대체재가 있다는 말처럼 본인이 만들고 싶은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원하고, 재미있어 하는 콘텐트를 구현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 컨트롤 V의 로버트 브루스키 CFO >
발표 이후 진행된 질의응답 시간에 로버트 CFO는 한국 콘텐츠 북미 진출 가능성에 대해 이미 한국의 VR 개발자들과 이야기를 하고 있는 상황이며, 한국 콘텐츠 공급자와 MOU를 체결할 정도로 한국의 콘텐츠가 좋으며, 북미 진출 가능성 또한 높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GDF 2018은 20일과 21일 VR-e스포츠와 VR-컨머전스 세션 강연, VR-e스포츠 쇼케이스 등을 이어갈 계획이다. GDF 2018은 VR/AR 개발 및 관련 산업에 관심 있는 누구나 참여할 수 있으며, 오는 21일까지 판교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진행된다.
글 / IT동아 조영준(june@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