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 끝에 선 팬택이 출자전환만이 살길이라며 도움을 호소했다. 현재 팬택 및 협력업체의 직원은 약 7만여 명이다. 이들의 운명이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통3사 출자전환 참여 여부에 달린 셈이다.
2014년 7월 10일, 팬택이 상암동 팬택빌딩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통3사에게 출자전환 요청을 받아들여 달라고 호소했다. 발표문을 읽는 팬택 이준우 대표의 표정과 목소는 담담했지만, 내용은 읍소에 가까웠다. 그는 "현재 팬택은 바람 앞의 촛불과 같은 상황"이라며, "경영위기에 처한 상황에 대해 책임을 사무치게 느끼고 사죄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8일, 우리의 제안에 관해 이통3사가 부정적으로 보는 듯하다"며, "우리의 생명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생각하고, 절박함을 말하기 위해 이 자리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팬택은 지난 2월 25일부터 워크아웃에 돌입했으며, 지난 7월 8일에는 팬택 금융채권단이 이통3사에 팬택에 대한 출자전환 참여 여부를 결정해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하지만 이통3사는 참여 여부를 확정하지 못하고, 출자전환 유예일을 오는 14일로 미뤘다.
현재 팬택이 세운 경영 정상화 방안은 이통3사의 출자전환을 기본으로 하고 있으며, 재무구조를 정상화하기 전까지는 새로운 투자를 찾거나 기존 투자자의 추가 투자를 받지 않을 계획이다. 즉 이통3사가 출자전환을 거부하면 팬택은 워크아웃 상황에서 법정관리로 넘어간다.
이준우 대표는 "법정관리에 들어가면 협력업체 연쇄 도산, 팬택 직원의 구조조정, 브랜드 가치 하락 등을 우려하고 있다"며, "이러한 피해를 줄이기 위해 현재 워크아웃 상황에서 모든 문제를 해결하고 독자생존 해야 한다"고 밝혔다.
만약 출자전환이 이뤄진다면 팬택은 재무구조 개선 및 인수합병 등의 투자유치를 통해 사업을 확장하고, 매출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2년 이내에 해외 매출을 늘릴 수 있다는 것이 그들의 의견이다. "현재 외부 투자를 받을만한 곳이 있지만, 현재 재무구조에서는 투자하지 않겠다는 것이 이들의 입장"이라며, "이통3사의 출자전환 결정을 지켜보는 곳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마지막으로 "우리는 현재 도움을 청하는 상황이다. 고객과 협력업체에게 고맙고 미안하며, 사후 서비스와 경영 정상화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한 번의 기회가 더 주어진다면 지난 실패를 교훈으로 삼아 일어서겠다"고 강조했다.
만약 이통3사가 출자전환에 참여하면, 팬택은 회생할 수 있을까? 팬택은 2014년 2분기에 스마트폰 50만 대 정도를 판매했다. 한 분기에 60만 대 이상을 판매하면 팬택 스스로 생존할 수 있다는 게 업계의 판단이다. 독자 생존할 수 있을 만큼 제품을 판매하지 못했지만, 이통3사의 영업정지와 보조금규제 등의 악재 속에서도 선방했다는 평가다. 내수에 기댄다는 선입견과 달리 해외 판매 비중도 상당하다. 올해 2분기 기준 해외 판매량이 국내보다 2배 정도 높다. 또한 베가 시크릿 노트에 탑재한 생체인식 기술, 베가 아이언에 적용한 엔드리스 메탈 등 독자적인 기술력도 보유하고 있다.
과거 있었던 1차 워크아웃기간(2007년~2011년)에는 삼성전자와 비슷한 시기에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을 출시하기도 했으며, 이 기간에 연속 영업흑자를 달성해 워크아웃을 종료한 바 있다. 이런 저력을 다시 한 번 보여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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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IT동아 이상우(lswo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