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동아 안수영 기자] 최근 다양한 창업 지원 공간들이 생겨나고 있고, 국가에서도 많은 지원을 하고 있다. 경기도도 예외가 아니다. 예를 들면 광교 지역에서는 지난 4월에 광교 경기문화창조허브가 개소했다.
광교 경기문화창조허브는 주로 미디어아트와 문화기술 분야에 특화된 사업들을 펼치는 창업 지원 공간이다. 그 사업의 일환으로 현재 미디어아트와 문화기술을 주제로 한 특강을 6월부터 8월까지 개최하고 있다. 해당 분야에 관심있는 일반인, 대학생, 예비창업자라면 누구나 참여 가능하다.
6월 18일 개최된 강연은 뉴미디어 아트와 기업활동이라는 주제로 더스트림의 정세라 디렉터, 그리고 코이안 전병삼 대표가 강의를 펼쳤다. 약 40명의 참가자들이 모여 강의에 집중했다.
먼저 강연한 정세라 디렉터는 '미디어예술, 공유와 확산을 위한 아카이브'라는 주제로 강연했다. 정 디렉터는 먼저 최근 트렌드인 디지털 아카이브에 대해 말했다. 디지털 아카이브란, 시간의 경과에 따라 질이 떨어지거나 없어질 우려가 있는 정보들을 디지털화해서 보관하는 것이다.
그는 "인간의 역사상 기록물을 남기는 일은 지속되어 왔으며, 미디어는 인류에게 의미 있는 것을 기록해 전달하는 역할을 했다. 기술이 진화할수록 기록물을 집약시키고 기록하는 방식은 변한다. 요새는 디지털 테크놀로지에 기반해 콘텐츠를 생산하고 기록, 공유하고 있는 것이 흐름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정 디렉터는 예술 작품을 수용하고 체험하는 방식도 변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바로 디지털 기술에 기반한 인터랙티브(상호 작용), 가상성 등이 대표적이다. 예를 들면 예술작품을 온라인에서 감상할 수 있는 솔루션도 등장했는데, 대표적인 것이 '구글의 아트 프로젝트'다. 구글 아트 프로젝트는 구글이 제공하는 온라인 가상 서비스 미술관인데, 제품을 가까이 볼 수 없고 만지면 안 되는 기존 아날로그 방식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디지털 사이버스페이스에서는 내가 줌인/줌 아웃하면서 제품을 자세하고 보다 능동적으로 관찰할 수 있도록 했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미디어아트 분야 및 미술관에서는 디지털 아카이빙을 하려고 움직이고 있다. 특히 해외에서는 디지털 공간에 미디어아트를 아카이브하는 것에 관심이 많다. 가령 디지털상에 비디오 게임 콘텐츠와 관련된 아카이브를 마련해 직접 게임을 체험하도록 하거나, 도서관에 디지털 아카이빙 룸을 직접 마련해 도서관 방문객들이 아카이브를 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있다. 아카이브 자료를 전시하는 것뿐만 아니라 워크샵, 심포지엄을 펼치는 방식으로 한걸음 나아가기도 한다. 아카이브와 관련된 영상 작업을 유튜브나 비메오 등으로 공유하는 사례도 있다. 현재 뉴욕의 현대 미술관 '모마', 영국의 미술관 '테이트 모던', 한국의 '아르코 미술관', '국립현대미술관' 등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한편, 코이안 전병삼 대표는 '뉴미디어와 기업 활동'이라는 주제로,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한 강연을 펼쳤다. 전 대표는 다양하고 독특한 예술 활동을 하는 것도 세상을 바꾸는 데 일조하고 꿈을 실현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며, 강연에 참가한 학생들과 예비창업자들을 독려했다. 어린 시절, 그는 '버스를 거꾸로 세워서 전시하면 어떨까'라는 독특한 상상을 했고, 이를 2001년 직접 실행에 옮겼다. 그러한 그의 행동에 '왜 그런 일을 하느냐'라고 의문을 품는 사람들도 많았지만, 버스를 거꾸로 세운 것은 멋진 전시가 되었다. 10년 뒤, 이 예술 작품 주변에 포장 도로가 생겨났고, 공원이 만들어졌으며, 이를 감상하기 위해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했다. 엉뚱한 상상력이 관광 문화를 만들어내는 데 일조한 것이다.
그는 현재에도 끊임없이 독특한 도전을 거듭하고 있다. 전 대표는 "비록 다른 사람들이 말리더라도, 자신이 진정으로 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꼭 도전하라. 그 마음이 절실하다면 그건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또한 "미국 전문 방송사 CNN을 설립한 테드 터너 회장의 말을 인용하며 용기를 전달했다.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제시할 때, 사람들이 비웃지 않는다면 그 아이디어는 좋지 않을 확률이 높다".
그렇다면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떠올리고 예술 작품으로 만들고 싶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전 대표는 3가지 방법을 들었다. 첫째, 관찰이다. 그는 '보는 것과 관찰은 다르다. 듣는 것과 경청이 다른 것처럼, 보지 말고 관찰하라"라고 설명했다.
둘째, 연결이다. 특히 융합의 시대에는 서로 상관없는 것들을 연결하는 것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시각적으로 아름답게 만드는 건 누구나 할 수 있지만, 뜬금없는 연결은 세상을 바꾸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전 대표는 로봇, 악기, 지네라는 세 가지 요소를 합쳐 뮤직 로봇인 'MARI'를 제작한 바 있다. '그림'과 '그린다'는 말을 조합하는 대신 '그림'과 '운전하다'라는 말을 조합, 실제로 붓 대신 자동차를 운전해서 그림을 그리는 예술 작품을 만들었다. 자동차가 지나가는 길목마다 색색의 물감이 칠해져 예술 작품이 되고, 주차를 하면 그림이 프린트되어 나오는 방식이다.
전 대표는 "처음 이 아이디어를 냈을 때, '이런 걸 어디다 쓰느냐'며 핀잔을 듣기도 했다. 하지만 이 아이디어는 글로벌 기업에서 자사의 자동차를 알리는 광고 플랫폼으로 쓰였다"라고 말했다. 얼핏 보기에 쓸모 없어 보이는 아이디어도 가치를 지닐 수 있다는 것이다.
셋째로 중요한 건 실행이다. 생각을 하는 것은 쉽지만, 직접 몸을 움직여 실천하기란 매우 어렵다. 전 대표는 "실행하는 시점은 '당장 지금'이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외에도 전 대표는 세미나에 참석한 청년들에게 유익한 메시지를 전달했다. "흔히 한 우물을 파라는 말을 많이 한다. 하지만 한 우물을 파려거든, 영역과 영역 사이의 경계를 파라. 그렇게 새로운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아이디어를 생각해 내라"고 전했다. 더불어 "인간이 상상력은 유한하다. 인간의 상상력은 그 사람의 경험치만큼 유한하다고 생각한다. 많은 경험을 쌓아야 색다른 아이디어도 나올 수 있다"라고 말했다.
행사가 종료된 후, 정세라 디렉터와 전병삼 대표에 대한 질의응답이 이루어졌다. 세미나에 참석한 청년들은 두 강의자에게 주로 창업과 꿈에 대한 질문을 던졌고, 질의응답은 약 1시간 가량 이루어졌다. 전 대표는 "강의에서 좋은 사례를 주로 나열했지만, 사실 제 자신 역시 매일 실패와 좌절을 연속해서 겪는다.겉보기에 화려해보여도, 그 이면에는 결과물이 나오지 않거나 기술력이 부족하거나 등등의 실패를 많이 겪었다. 유일한 극복 방법은 남들이 1개 도전할 때, 10개를 도전해서 1개를 성공시키는 것이었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광교 경기문화창조허브의 주제 특강은 미디어아트 및 문화기술 분야로 나누어 진행되며, 2개월에 걸쳐 각 7회, 9회씩 열린다. 미디어아트 분야 세미나는 매주 목요일, 문화기술 분야 세미나는 매주 금요일 개최된다.
글 / IT동아 안수영(syahn@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