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동아 안수영 기자] 최근 다양한 창업 지원 공간들이 생겨나고 있고, 국가에서도 많은 지원을 하고 있다. 경기도도 예외가 아니다. 예를 들면 광교 지역에서는 지난 4월에 광교 경기문화창조허브가 개소했다.
광교 경기문화창조허브는 주로 미디어아트와 문화기술 분야에 특화된 사업들을 펼치는 창업 지원 공간이다. 그 사업의 일환으로 현재 미디어아트와 문화기술을 주제로 한 특강을 6월부터 8월까지 개최하고 있다. 해당 분야에 관심있는 일반인, 대학생, 예비창업자라면 누구나 참여 가능하다.
6월 19일 개최된 강연은 '사례로 보는 마이크로소프트 IoT 서비스 개발'이라는 주제로 MS의 김영욱 부장이 강연을 펼쳤다. 이날 행사에는 약 30명의 참가자들이 참석했다.
IoT, 일상 속으로 들어오다
우선, IoT(Internet of Thing)란 무엇일까? IoT는 '사물 인터넷'으로, 사물과 사물이 인터넷 센서로 연결되어 상호 소통이 가능하다는 뜻이다. 이제까지 인터넷으로 소통을 하는 것은 사람을 중심으로 이루어졌지만, 이제는 사물과 사물 사이에도 인터넷 센서가 부착되어 서로 신호를 주고받고 업무를 처리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실내에 사람이 들어오는 순간 집안의 센서들이 이를 자동으로 인식해, 전등을 켜고 냉난방 온도를 맞춘다면 좀 더 편안한 환경이 구축될 것이다.
김 부장은 "최근 IoT를 통해 모든 사물이 인터넷으로 연결되고 있는데, IoT 속에 어떠한 비즈니스 모델이 숨어 있는지 잘 알아두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이해를 돕기 위해, 김 부장은 일상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IoT 사례들을 소개했다. 대표적인 것이 위딩스(Withings)의 체중계다. IoT 센서를 부착한 이 체중계는 맨발로 올라가면 사람의 체지방(BMI 지수)을 측정한다. 그리고 측정한 자료를 와이파이를 통해 클라우드에 저장하며, 이 결과를 스마트폰에서 볼 수 있도록 했다.
김 부장은 "기존 제조업체들이 자사의 제품에 IoT를 접목하며 서비스 업종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예를 들면 과거에는 단순히 체중계를 판매하던 기업이, 체중계에 IoT를 접목한 이후에는 체중계뿐만 아니라 건강 정보를 제공하는 토탈 서비스 기업으로 거듭나게 되기 때문이다. 이제 이 회사는 디바이스(체중계)뿐만 아니라 서비스(데이터 저장 및 전송), 소프트웨어(사용자와 인터렉션 하는 서비스, 즉 애플리케이션)를 한데 갖춘 IoT 플랫폼 서비스 기업이 된 것이다.
이처럼 IoT 플랫폼은 디바이스, 서비스, 소프트웨어가 한 번에 결합된 형태를 일컬으며, 이 3가지 중 하나라도 빠지면 사람들의 기대치가 떨어지는 시대가 왔다. 앞으로는 점점 많은 사람들이 단순한 체중계보다는 총체적으로 건강 관리를 해 주는 체중계와 서비스를 더 원할 것이기 때문이다.
IoT라고 하면 어렵고 낯선 것 같지만, 오히려 간단한 제품만으로 세상을 바꾼 IoT 사례도 있다. 예를 들면 미국에서 프로펠러 헬스(Propeller Health)는 천식 환자들이 사용하는 보조 기구를 개발했다. 천식 환자가 기도를 치료하는 기구에 작은 배터리와 GPS 센서만 붙인 간단한 제품이었다. 미국은 1인당 천식 비용으로 매년 200만 원 가량을 지출할 만큼 천식으로 인한 사회적 지출이 큰 국가다. 이 제품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시도로 만들어졌다.
그 결과는 놀라웠다. 약 500명의 환자들이 이 제품을 사용한 위치, 사용 빈도 등이 기록됐고, 이 데이터를 모아 지도에 표시했더니 천식이 특히 많이 발생하는 지역이 확연히 드러났다. 실제로 정부 조사단을 파견했더니, 해당 지역에 천식을 유발하는 오염 물질이 많았다. 이를 토대로 어린이들의 스쿨버스 경로를 변경하는 등의 시도를 한 끝에, 천식과 관련된 보건 예산을 절약할 수 있었다. 이처럼 간단한 기기도 IoT가 되는 것이고, 이러한 IoT 서비스가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IoT, 아이디어를 갖고 도전하라
국내에서도 주변에서 IoT로 생활의 변화를 이끌어 낸 사례도 찾아볼 수 있다. 김 부장은 IoT와 관련된 국내 사례도 소개했다. 대표적인 것이 스페이스원이라는 회사다. 스페이스원은 태양광 인버터를 제조하는 기업이다. 일반적으로 태양에너지 발전이 얼마나 되는지 확인하기란 어렵다. 그 동안 이 회사는 PC에서 원격 접속을 통해 이를 확인했으나, PC가 전기를 소비하고 있었다. 그래서 색다른 시도를 했다. 바로 자사의 제품에 IoT 기능을 추가하고, 주기적으로 데이터를 모아 클라우드(MS 애저)로 전송하는 방법을 택했다. 그리고 안드로이드 버전 앱을 통해 발전량을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이에 따라 날씨에 따른 태양광 발전 상태도 분석할 수 있었고, 태양광 패널을 오래 사용해서 닦아야 하는 시점이 언제인지도 알 수 있게 됐다.
볼레디라는 회사는 반려견을 위한 IoT 제품을 선보인 바 있다. 본래 이 회사는 애완견을 위한 장난감을 만들던 회사였다. 기계에서 공이 발사되면 강아지가 물어오는 방식이었다. 하지만 이 제품에 IoT를 접목하자, 단순한 장난감을 벗어나 애완견의 건강을 케어하는 서비스로 거듭날 수 있었다. 강아지가 이용하는 제품에 카메라와 센서를 붙이자 강아지의 식사량, 운동량, 수면량을 체크할 수 있었고, 주인이 강아지에 대한 케어 정보를 전달받을 수 있도록 했다. 이를 통해 주인이 애완견의 신체적, 정서적 건강을 좀 더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게 됐다.
퓨처텍이라는 회사는 양평 딸기 하우스 온도와 습도를 체크하고 낯선 사람이 왔을 때 알람을 울리는 센서를 달고, MS 애저를 통해 주인에게 정보를 제공하도록 했다. 그러자, 농민들이 실용성이 있다고 느꼈다. 딸기는 온도에 매우 민감한 작물이다. 5도 이하가 되면 냉해를 입으며, 35도가 넘으면 성장을 멈춘다. 그래서 농민들은 비닐하우스를 계속 체크해야만 했고, 1인당 케어하는 비닐하우스의 개수에도 한계가 있었다. 그러나 센서를 통해 측정한 정보를 휴대폰으로 간단하게 확인할 수 있으니 훨씬 관리가 편안해졌다.
만약 과거였다면 IoT 제품이나 서비스를 만들기 어려울 수 있지만, 이제는 진입 장벽이 많이 낮아졌다. 아두이노, 라즈베리파이 등의 보드에 센서를 붙이기만 하면 다양한 기기를 만들 수 있다. 더구나 라즈베리파이2에는 윈도10 IoT를 구동할 수 있게 되는 등, 개발 환경도 점점 편해지고 있다. 데이터를 저장할 때는 클라우드 서비스를 사용하면 된다. 김 부장은 "실제로 인터넷에서 조금만 검색해도 아이디어를 실현하는 방법이 다양하게 나와 있으니, 도전해 보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가장 중요한 건, 일단 직접 만들어 보는 것이다. IoT를 만들 수 있는 기기를 이리저리 조작해보면 다양한 아이디어가 나올 것이다. 스마트폰이 불과 몇 년만에 우리의 생활을 바꾼 것처럼, IoT도 그만큼 빨리 활성화될 것이다. 그 변화는 생각보다 빨리 찾아올 것이니, 기회를 놓치지 말고 지금 도전하라"고 조언했다.
한편, 이날 행사에는 경품 추첨도 이루어졌다. 강연에 참석한 사람들 중 1명에게 추첨을 통해 에이수스 태블릿(모델명 ME70CX)를 전달했다. 매주 금요일 열리는 문화기술 세미나는 에이수스가 후원하며, 매주 추첨을 통해 태블릿을 제공할 예정이다.
광교 경기문화창조허브의 주제 특강은 미디어아트 및 문화기술 분야로 나누어 진행되며, 2개월에 걸쳐 각 7회, 9회씩 열린다. 미디어아트 분야 세미나는 매주 목요일, 문화기술 분야 세미나는 매주 금요일 개최된다.
글 / IT동아 안수영(syahn@itdonga.com)